‘AI 학습·늘봄학교·학교안전’에 1000억…김석준 교육감 추경 승부수
본예산 대비 3.2%↑ 1699억 원 편성
미래교육 308억·교육복지 690억 등
김석준 교육감 공약 실현 마지막 기회
지난달 21일 웨스틴조선 부산에서 열린 ‘2025 부산인구 미래포럼’에서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이 축사를 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2025년 부산시교육청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이 1699억 원 규모로 편성됐다. 지난달 재선거로 당선된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에게 이번 추경은 정책 방향을 본격적으로 드러낼 첫 번째 예산 편성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다만 예산안 심의를 맡은 시의회가 국민의힘 다수로 구성돼 있어, 진보 성향의 김 교육감에게는 정치력을 시험받는 첫 무대가 될 전망이다.
부산시교육청은 26일 올해 본예산 대비 3.2% 증가한 1699억 원 규모의 1차 추경안을 발표했다. 재원은 보통·특별교부금 등 중앙정부 이전수입 1807억 원과 자체수입 84억 원에서 발생했고, 전년도 이월금 감소분 192억 원이 반영돼 추경안 규모가 최종 확정됐다. 김 교육감은 “교육 현장의 실질적인 수요를 반영해 공교육 정상화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2025년 부산시교육청 1차 추경 주요 항목. ※출처: 부산시교육청
먼저 미래교육 강화에는 총 308억 원이 투입된다. 이 가운데 222억 원은 개별 맞춤형 학습 환경 구축에 배정돼, 자기주도학습 프로그램 개편과 교실 내 자율 학습 설계 지원 등에 사용된다. 인공지능(AI) 기반 교수학습 시스템 구축에도 31억 원, AI 개별 학습 데이터랩 구축에 3억 원이 편성됐다. 유아 특수교육 대상자 치료 및 통학차량 지원에 26억 원, 직업계고 인식 개선 및 채용박람회 운영 등 진로교육 지원에도 9억 원이 배정됐다.
교육복지 확대와 안전 인프라 구축에는 690억 원이 집중된다. AI 기반 늘봄학교 운영과 통학 차량 지원 확대에 105억 원, 학교공간 재구조화와 평생교육 기반 도서관 기능 강화 등에 41억 원이 투입된다. 안전한 등하굣길 확보를 위한 통학로 개선(6억 원), 초등학교 사각지대 해소용 CCTV 설치(9억 원), 현장체험학습 안전요원 배치(10억 원) 등도 포함됐다. 노후 시설 개보수와 환경개선을 위한 학교시설 환경공사에도 519억 원이 배정됐다. AI 학습환경, 늘봄학교, 학교 안전 예산만 합쳐도 1000억 원에 이른다.
학교 문화와 교육행정 개선을 위한 예산은 67억 2000만 원이다. 양성평등과 성폭력 예방교육에 1억 원, 불법촬영 방지를 위한 안심스크린 설치에도 1억 원이 편성됐다. 챗(Chat)GPT 기반 AI 비서 도입 등 교직원 업무환경 개선에도 4억 원이 쓰인다. 이밖에 독서교육 활성화(4억 원), 운동장 조성과 체육활동 지원(57억 원) 등 인성교육 강화 예산도 포함됐다. 이외 금액은 인건비 증가분, 학교 운영비, 시설비 사업 등에 투입된다.
다만 김 교육감의 공약인 초등 입학준비금 30만 원 지원은 이번 추경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시교육청 전미정 예산기획과장은 “여러 절차와 사전 검토가 필요하고, 입학 시기가 지난 점 등을 고려해 이번 추경에는 반영되지 않았다”며 “공약에 대한 검토는 계속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자신의 정책 기조를 드러낼 첫 시험대라는 점에서 이번 추경은 김 교육감에게 중요한 분기점이다. 김 교육감은 지난달 2일 치러진 부산시교육감 재선거에서 당선돼, 전임 하윤수 교육감의 잔여 임기인 2026년 6월 30일까지 직을 수행한다. 올해 본예산은 전임 체제에서 이미 짜인 만큼, 이번 추경은 김 교육감이 자신의 정책 방향을 반영해 예산을 직접 설계한 첫 사례다. 내년도 본예산 편성이 예정돼있긴 하나, 6월 지방선거 일정에 따라 정책 실행 기간은 상대적으로 짧을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큰 변수는 시의회 구성이다. 국민의힘이 다수를 점하고 있는 부산시의회는 추경 심의 과정에서 김 교육감의 정책 방향과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 이번 추경예산안은 다음 달 4일부터 19일까지 열리는 제329회 부산시의회 정례회에서 심의·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