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자산 생명은 속도”…새 정부 출범에 부산 블록체인 업계 기대감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이 대통령 ‘디지털자산 사업 활성화’ 공약 주목
‘비단’ 중심으로 지역 거점 키우는 전략 필요성
국회 계류 토큰증권발행법 통과도 시급 사항
지역 금융권도 동참해 시장 안정·신뢰 높여야

지난해 10월 29일 블록체인 위크 인 부산(BWB) 2024를 통해 출범한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BDAN·비단) 김상민 대표가 환영사를 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지난해 10월 29일 블록체인 위크 인 부산(BWB) 2024를 통해 출범한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BDAN·비단) 김상민 대표가 환영사를 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디지털자산 사업 활성화를 공약한 이재명 정부가 4일 공식 출범하면서 지역 블록체인 업계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부산이 이미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 등 제도적 기반과 기술 인프라를 갖춰 온 만큼 정부가 ‘속도전’에 돌입해 법률 미비점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지난해 10월 출범한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BDAN·비단)는 부산시 조례 근거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협의를 통해 출범한 국내 유일의 실물자산 기반 4세대 블록체인 거래소다. 이 거래소는 부산의 디지털 금융 산업에 대한 뚜렷한 방향성과 결실을 상징한다. 비단은 부동산과 예술품, 탄소배출권 등 다양한 실물자산을 디지털화해 거래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디지털금융 거점도시 부산의 대표 앵커기업으로 자리 잡겠다는 청사진을 내밀었다.

비단 김상민 대표는 “디지털자산 생태계의 성패는 결국 속도전에 달려 있다”며 “세계 시장은 이미 구글과 같은 빅테크가 장악하고 있고,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많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제는 ‘선진흥 후규제’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준비된 기업과 인재, 지역 거점을 전면에 내세워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비브릭’을 운영 중인 세종디엑스는 전국으로 토큰증권발행(STO) 기반 사업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부산 블록체인 특구 사업자로 2019년부터 참여해온 이 회사는 현재까지 수익사업이 제한된 실증사업 틀 안에 갇혀 있다. 최근 정부로부터 2027년까지 3년 추가 연장을 받았지만, 미래가 불투명하기는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현재 국회에 발의된 STO 법안 통과가 절실하다.

세종디엑스 박효진 대표는 “과연 어떤 기업이 9년간 실증만 하며 존속할 수 있겠느냐”고 되물으며 “현재 여야 모두 제도화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는 만큼, 처리 가능한 수준의 법안을 우선 통과시키고, 이후 시장 환경에 따라 유연하게 개정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부산은 항공·항만·물류·금융이 집약된 도시로, 디지털 전환에 최적화된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금융 기회발전특구와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된 데 이어,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이 통과되면 디지털 금융 생태계 기반을 공고히 다질 수 있다. 아울러 금융위원회와 지역 금융권이 이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블록체인 전문 매체 비온미디어의 심준식 대표는 “금융위원회와 협력해 STO에 대한 명확한 규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비단을 중심으로 금융기관이 안심하고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며 “특히 부산은행 등 지역 금융기관과의 긴밀한 협력은 시장의 신뢰성과 안정성을 높이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