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징검다리] 한국서 아이 지키고픈 흐엉 씨
지난해 12월 아들 ‘훈’ 출생
연락 두절된 남친에 소송 결심
휴직 탓 생활비·법률 비용 빠듯
혈육 돌보기 위해 오늘도 분투
흐엉 씨(가명·34)는 2012년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와 국제결혼을 했습니다. 말도 문화도 낯설었지만 한국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습니다. 사랑하는 아이도 생겨 가정을 잘 꾸려 살아가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2017년 결국 이혼에 이르렀고 첫 아이는 전 시댁에서 양육하게 됐습니다.
이혼 후에도 흐엉 씨는 성실히 일하며 자립을 위해 최선을 다해 살았습니다. 그러던 중 새로운 남자친구를 만나게 됐고 아이가 생겼지만, 그는 낙태를 강요한 뒤 연락을 끊고 외면했습니다. SNS 메시지 기록도 대부분 삭제됐고, 단지 일부 캡처화면만이 남아 그 기억을 증명합니다.
흐엉 씨는 지난해 12월 아들 ‘훈’을 세상에 품었습니다. 그러나 생부는 출생신고와 인지신고를 모두 거부하고 있습니다. 생부가 누구인지 명확히 밝힐 수 있는 상태인 만큼, 흐엉 씨는 자녀 국적을 한국으로, 권리를 찾기 위해 소송을 결심했습니다. 현재는 부산외국인주민지원센터의 도움을 받아 변호사를 선임한 상황입니다.
문제는 비용입니다. 그녀는 자동차 부품 공장에서 일하고 있으나 출산휴가 중이며 앞으로는 육아휴직에 돌입할 계획입니다. 월급은 세전 약 210만원 수준이지만, 지금은 휴직 급여만 받아 생활이 빠듯합니다. 분유와 기저귀 같은 생필품 마련조차 벅차며, 법률 비용은 그녀에게 너무도 큰 부담입니다.
가장 안타까운 점은 흐엉 씨가 대한민국에서 아이와 함께 살아가기를 간절히 원한다는 것입니다. 그녀는 한국을 두 번째 고향으로 여기며, 아이가 이곳에서 떳떳한 국민으로 자라나길 바라고 있습니다. 가족센터에서 한글 공부도 하고 있고, 베트남 결혼 이민자 모임에도 참여해 사회적 관계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누구보다 성실하고 조용히 자기 삶을 개척하는 그녀는 단지 지금 이 순간 ‘작은 손’ 하나가 간절할 뿐입니다.
흐엉 씨는 베트남 친정에도 상황을 알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혼모로 사는 자신을 걱정할 부모님을 생각하면 차마 말할 수 없다고 합니다. 그렇기에 그녀는 한국에서 아이를 지키고, 이곳에 뿌리내리고자 애쓰고 있습니다. 말 못 할 외로움 속에서 흐엉 씨가 붙들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은 바로 아들 훈입니다.
흐엉 씨의 사연은 단지 한 외국인의 어려움이 아니라, 낯선 땅에 뿌리내리려는 한 엄마의 간절함이며, 아무런 잘못 없이 태어난 아이가 정당한 권리를 찾을 수 있느냐의 문제입니다. 그녀는 아이를 지키기 위해, 더 나은 내일을 만들기 위해 오늘도 싸우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관심과 후원이 모자의 인생을 바꿀 수 있습니다. 국적을 얻기 위한 법률 절차, 홀로 아이를 키우는 삶, 생활비와 생필품을 마련하는 데 힘이 되어주세요.
△사하구 복지정책과 이성원
△계좌번호 부산은행 315-13-000016-3 부산공동모금회 051-790-1400, 051-790-1415.
△공감기부(무료) 방법-부산은행 사회공헌홈페이지(www.happybnk.co.kr) 공감기부프로젝트 참여
▣ 이렇게 됐습니다 - 지난달 23일 자 우현 씨
지난달 23일 자 ‘술에서 벗어나 새 삶 꿈꾸는 우현 씨’ 사연에 후원자 61명이 237만 4264원을, BNK부산은행 공감클릭으로 100만 원을 모아주셨습니다. 후원금은 우현 씨의 새 주거지 보증금으로 사용될 예정입니다. 우현 씨는 새로운 집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 할 새 삶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술을 끊기 쉽지 않지만,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절박한 심정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현 씨는 “관심과 도움을 잊지 않고, 부채 의식을 가지고 성실히 살겠다”고 다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