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 전략 세우고 정시 지원 대학 가늠을
6월 모의평가 후 수험생 전략은
성적 기준으로 지원 전략 구체화해야
수능 성적 강하다면 논술 전형 대안
내신 좋으면 기말고사에 집중 필요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 시행일인 지난 4일 오전 부산 사상구 주례여고 3학년 교실에서 학생들이 문제를 풀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출제 방향을 가늠할 6월 모의평가가 끝났다. 복잡한 계산이나 어려운 ‘킬러 문항’은 줄고, 교과서 개념을 바탕으로 얼마나 잘 이해하고 생각했는지를 묻는 문제가 많았다. 이번 모평 성적은 정시에서 지원 가능한 대학을 가늠하고, 수시 전략을 세우는 데 중요한 기준이 된다. 수험생마다 어떤 전략을 세울 수 있을지 구체적으로 살펴봤다.
■수시 전략, 지금부터 어떻게 준비할까
6월 모의평가는 사실상 수시 전략을 세울 수 있는 마지막 실전 평가다. 수시 원서 접수가 9월 초에 시작되기 때문에 대부분 수험생은 이번 모평 성적을 기준으로 지원 전략을 구체화한다. 이제부터는 ‘내가 어떤 전형으로 준비할지’를 정하고, 그에 맞춰 남은 기간 학습 계획을 세워야 한다.
먼저 수시에서 한 곳이라도 합격하면 정시 지원이 막히기 때문에, 지금 성적으로 정시에서 지원 가능한 대학군을 가늠하는 게 첫 단계다. 이때는 단순 등급이 아니라 국어·수학·탐구 백분위까지 살펴서 자신의 정시 가능성을 냉정히 따져봐야 한다.
수능 성적이 강하다면 논술전형이 대안이 될 수 있다. 많은 대학이 논술전형에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기 때문에 수능 성적이 받쳐주면 합격 가능성이 크게 올라간다. 논술고사는 인문계는 국어·사회, 자연계는 수학·과학 기본기를 바탕으로 출제돼 수능 공부와 논술 준비를 함께 하기에도 부담이 덜하다. 다만 내신이 지나치게 낮으면 불리할 수 있으므로 내신 관리도 병행해야 한다.
내신 성적이 더 좋은 학생이라면 지금은 기말고사에 집중할 때다. 교과전형은 3학년 1학기 성적 비중이 크고, 일부 대학은 반영 교과 수가 적어 한두 과목 점수가 당락을 가를 수 있다. 종합전형 준비생들도 비교과 활동을 점검하고, 부족한 부분은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보완하는 것이 좋다.
모평과 내신 모두 부족하다고 느끼는 학생들도 전략은 있다. 이 경우 수능 성적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되, 탐구 1과목부터 기본기를 차근히 다지는 것이 출발점이다. 영어 절대평가는 안정권 확보를 서두르고, 인문계열은 국어, 자연계열은 수학 순으로 집중하는 것이 일반적인 학습 순서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우연철 소장은 “실제 수능에서 6월 모평보다 성적이 크게 오르기는 쉽지 않다”며 “지금이 각자 유리한 수시전형을 찾아 집중할 시기”라고 조언했다. 그는 또 “수능최저를 요구하는 대학이 많은 만큼 기말 이후에는 수능 학습을 소홀히 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교과서 중심… ‘킬러문항 없는 수능’ 예고
이번 6월 모의평가에서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예고한 출제 기조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국어는 지문 정보량이 적절하고 구조도 복잡하지 않아 교과서 기반 독해력으로 대응 가능했다. EBS 분석에 따르면 독서 지문에서는 연계 교재의 핵심 정보가 충분히 활용돼 실질적인 연계 체감도가 높았고, 문학에서도 연계 작품 3편이 출제됐다. 기본 독해력과 개념 이해도가 합격선을 가르는 요소가 됐다는 평가다.
수학은 복잡한 계산이나 공식 암기보다는 개념과 원리를 얼마나 정확히 이해하고 적용하는지가 관건이었다. 반복 훈련보다는 문제 상황을 해석하고 개념을 활용하는 능력을 평가하는 문항이 많았다.
영어 역시 작년 수능보다 쉽게 출제됐다. EBS는 “지나치게 추상적인 지문은 배제됐고, 지문을 충실히 읽고 이해하면 정답을 찾을 수 있도록 구성됐다”고 분석했다. 독해력 중심 평가가 강화됐다. 한국사와 탐구 영역도 전반적으로 평이한 수준이었다. 한국사는 단원 간 균형을 맞춰 핵심 개념 위주로 출제됐고, 사회탐구와 과학탐구는 교과 특성에 맞춰 탐구력과 문제 해결력을 평가하는 흐름을 유지했다. EBS 연계율은 예년처럼 50% 수준이 유지됐다. 다만 단순 반복이 아니라 개념·원리·주제를 변형하거나 재구성하는 간접 연계 방식이 강화됐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