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개입 앞두고 이-이 ‘핵시설 타격·미사일 발사’ 맞불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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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아라크 중수로 공격
“시설 대피 끝나 방사능 위험 없어”
이란, 남부 병원 등 미사일 타격
트럼프, 이란 공격 개입안 승인
“시한 도래 1초 전 결정할 것”
MAGA 지지층 반대·실행 미지수

19일(현지 시간) 이스라엘이 공격한 이란의 아라크 중수로 핵시설의 지난 2월 15일 위성 사진. AP로이터연합뉴스 19일(현지 시간) 이스라엘이 공격한 이란의 아라크 중수로 핵시설의 지난 2월 15일 위성 사진. AP로이터연합뉴스
19일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 남부 베르셰바의 소로카 메디컬 센터에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AP로이터연합뉴스 19일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 남부 베르셰바의 소로카 메디컬 센터에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AP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공격 계획을 확정하고 최종 승인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사이, 이스라엘이 이란의 중수로 핵시설을 공격했다. 이란은 이에 이스라엘 남부 주요 병원에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으로 응수했다.

■이스라엘-이란 맞불 공격

AP·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19일(현지 시간) 이란 국영방송은 이스라엘이 이날 이란 아라크의 중수로 핵시설을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이란 국영 TV는 “방사능 위험은 전혀 없다”며 “이스라엘의 공격 전에 이미 시설 대피가 끝난 상태였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이스라엘은 이 시설에 대한 공격을 경고하면서 주민들에게 해당 지역에서 “즉시 대피하라”고 촉구했다.

이스라엘의 공격 직후 이란은 이스라엘 남부 주요 병원을 미사일로 타격했다. 이스라엘 베르셰바에 있는 소로카 메디컬 센터 측은 “광범위한 피해가 발생했다”며 “부상자도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미사일 경보를 발령했고, 수도 텔아비브와 예루살렘 상공에서도 폭발음이 울렸다.

전날인 18일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미국의 항복 요구를 거부하고 미국이 개입할 경우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뒤 이날 또다시 충돌이 발생했다.

■미국 내 군사 개입 우려 커져

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은 7일째로 접어들면서, 트럼프 대통령 지지층에서도 미국의 개입에 대해 우려를 나타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대한 공격 계획을 승인했지만, 아직 최종 공격 여부는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백악관에서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에 동참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나는 시한 도래 1초 전에 최종 결정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전날 이란 공격 계획을 승인했지만,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포기하는지를 보고 최종 공격 명령을 결정하겠다고 참모들에게 말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협상의 문이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란 포르도 지하 우라늄 농축 시설을 파괴하는 것이 합의의 전제 조건은 아니다”며 “이란이 미국을 방문하기를 원하고 미국도 그에 응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는 싸우는 것을 추구하지 않는다”면서 “하지만 그것이 싸움이냐, 핵무기 보유냐 사이의 선택이라면 해야 할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에 동참하는 것에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는 것은 미국이 개입했을 때 파장이 큰 데다, 트럼프 대통령 지지 세력에서도 반대 여론이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 전면전에 나설 경우 ‘마가’(MAGA·미국 우선주의) 지지층으로부터 반발을 초래할 수 있다. 이들은 “또 다른 이라크 전쟁은 안 된다”는 입장이다.

MAGA 인사 중 한 명인 마저리 테일러 그린 공화당 하원의원은 SNS에 “이스라엘-이란 전쟁에 미국이 본격적으로 개입하자고 외치는 사람은 진정한 MAGA가 아니다”며 “우리는 외국 전쟁에 지쳤다”고 썼다.

한편, 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이 격화되자 중국과 일본, 인도네시아 등은 이스라엘과 이란에 거주하는 자국민 대피 계획을 세웠다. 일본은 이란에 사는 자국민 대피를 위해 군용기 2대를 지부티에 파견한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이스라엘 타바 국경을 통해 자국민이 이집트로 대피할 수 있도록 20일부터 버스로 이동시킬 계획을 세웠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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