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펫팸족… 댕댕이 카페·멍푸치노도 ‘속속’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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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반려동물 가구 674만 가구
4가구 중 1가구 개·고양이 길러
식품위생법 시행규칙 개정 임박
스타벅스 펫 프렌들리 매장 등
동반출입·취식 카페 식당 확대
반려동물 전용 식음료도 곧 출시

식약처가 반려동물 음식점 입장 기준을 완화한 식품위생법 시행규칙 개정에 나서면서 반려동물 동반입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펫 프렌들리 매장인 스타벅스 더북한강R점에서 강아지들이 뛰어놀고 있다. 아래는 강아지가 멍푸치노를 즐기는 모습. 스타벅스 제공·챗GPT 생성 이미지 식약처가 반려동물 음식점 입장 기준을 완화한 식품위생법 시행규칙 개정에 나서면서 반려동물 동반입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펫 프렌들리 매장인 스타벅스 더북한강R점에서 강아지들이 뛰어놀고 있다. 아래는 강아지가 멍푸치노를 즐기는 모습. 스타벅스 제공·챗GPT 생성 이미지

2023년 반려동물용 유모차, 이른바 ‘개모차’ 판매량이 유아용 유모차 판매량을 앞질렀다는 한 전자상거래 사이트 통계가 발표돼 화제가 됐다. 저출산의 심각성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그만큼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급증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24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는 2012년 364만 가구에서 지난해 674만 가구로 증가해 국내 전체 가구의 28.2%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4가구 중 1가구 이상은 강아지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반려동물 인구가 급증하면서 ‘펫팸(펫+패밀리)족’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가족 구성원으로 여기는 분위기다. 반려동물에 대한 지출을 아끼지 않아 관련 시장 역시 급성장하고 있다.

2022년 기준 8조 5600억 원 수준이었던 국내 반려동물 관련 시장 규모도 2032년 21조 원까지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앞으로 카페나 식당에서 강아지 동반 입장과 함께 전용 메뉴 출시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반려동물 동반 출입 문턱 낮춘다

우선 반려동물 동반 출입과 취식이 가능한 매장이 전국으로 확대된다. 지난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음식점에 반려동물 출입을 허용하는 내용의 ‘식품위생법 시행규칙’ 일부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다만 음식점에 출입할 수 있는 반려동물은 개·고양이로 한정했다. 안내 팻말, 조리시설 칸막이, 입장 반려동물의 예방 접종 필수 등 관련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개정안은 법제처 심사를 받고 있다.

지금까지는 음식 제조·취식공간과 반려동물이 머무는 공간을 완벽하게 분리하지 않으면 불법이다. 기존에 반려동물 입장을 허용한 매장은 대부분 동물을 좋아하는 업주가 눈감아 준 것일 뿐 허가 받았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번 법 개정으로 반려인들은 선택권 확대를, 음식점을 운영하는 기업과 자영업자는 새로운 기회 창출을 기대할 수 있다.

지난 1월 기준으로 전국 108곳의 음식점이 반려동물 동반 출입 규제를 한시적으로 유예하는 시범사업(규제 샌드박스) 심의를 거쳐 운영 중으로 부산에는 할리스 부산달맞이점, 커피빈 화명수정역점이 대표적인 반려동물 동반입장 카페다. 이 밖에 부울경 숙박시설 중에는 김해 롯데호텔앤리조트, 거제 소노벨 등이 반려동물과 함께 투숙할 수 있다.

특히 스타벅스 펫 프렌들리 매장은 반려인들 사이에 전국적 명소로 꼽힌다. 경기도 남양주와 구리에 위치한 2곳의 스타벅스 펫 프렌들리 매장은 2023년부터 규제 샌드박스 허가를 받았다. 이곳은 실내 동반 출입을 위해 전용 대기 공간과 놀이터, 포토존 등 관련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스타벅스는 법 개정을 계기로 부산을 비롯한 전국으로 펫 프렌들리 매장 확대 가능성을 열어놨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해운대와 광안리는 강아지를 산책시키는 사람들을 쉽게 마주칠 정도로 부산은 펫 프렌들리 매장 설치에 매력적”이라며 “관련 법이 정비되면 매장 입지 선정과 시설 설치 등 전국 확대를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별다방 멍푸치노도 출시 임박

반려동물 전용 음료 메뉴인 ‘멍푸치노’(멍+카푸치노) 역시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와 대한상공회의소는 ‘산업융합 규제샌드박스 심의위원회’를 열고 국내 스타벅스를 운영하는 SCK컴퍼니가 신청한 반려동물 사료 즉석조리·판매를 승인했다.

멍푸치노는 미국 스타벅스에서 ‘퍼푸치노’(Puppuchino)라는 이름으로 즉석에서 제조해 판매하는 반려동물 전용 음료다. 해외에서 경험한 반려인을 중심으로 국내 도입 요청이 많은 메뉴다.

강아지가 소화시킬 수 있도록 유당을 제거한 ‘펫밀크’를 블렌더로 거품을 만들어 에스프레소 컵 사이즈의 작은 용기에 급여한다. 현재 미국 등 주요국에서는 다수의 음식점이나 카페에서 반려동물용 음료·사료를 즉석에서 제조해 판매한다.

스타벅스가 멍푸치노를 국내 최초로 도입한 것은 아니다. 기존에 판매하는 카페가 소수 있지만, 대부분 무허가일 가능성이 크다. 멍푸치노가 음료가 아닌 가축 사료로 분류된 탓이다. 제조법은 간단하지만, 사료관리법상 별도의 가축용 사료 제조시설과 사업자 등록이 필요해 조건을 모두 갖추고 판매하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스타벅스는 2곳의 펫 프렌들리 매장에서 실증을 진행할 계획이다. 반려동물용 음료는 일반 조리 공간과 구분된 별도의 공간에서 제조되며 개별 조리도구를 사용해 만들 예정이다.

멍푸치노 출시에 따른 규제 개혁의 효과를 확인하면, 반려동물 동반 출입 허용과 같이 전국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향후 스타벅스 외에 여러 카페에서도 멍푸치노를 마시며 해운대 바다를 바라보는 ‘견공’들의 모습도 기대할 수 있다.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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