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어묵 명가 '삼진식품' 코스닥 상장 도전장
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청구
9월 초께 공모 나설 가능성
K푸드 열풍 증시 입성에 호재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내 삼진어묵 매장. 삼진어묵 제공
부산 대표 어묵인 ‘삼진어묵’을 운영하는 삼진식품이 코스닥 상장 도전에 나섰다. 어묵이 쓰이는 떡볶이·김밥 등 K푸드 열풍이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가운데, 삼진식품이 증시 입성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삼진식품은 코스닥 상장을 위해 지난달 26일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주관사는 대신증권이다. 예비심사에 약 2개월이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9월 초에 공모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삼진식품은 2020년부터 상장을 준비해 왔다. 2020년 사모펀드(PEF) 엘리베이션에쿼티파트너스와 KB증권으로부터 11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2021년에는 나우아이비캐피탈과 티에스인베스트먼트에서 15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는데, 당시 인정받은 기업가치는 600억 원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2023년까지 코스닥에 입성하겠다는 게 목표였지만, 당시 증시 악화 등을 이유로 상장 일정을 잠정 연기했다. 최근 삼진식품의 실적 호조와 글로벌 성장, K푸드 인기는 상장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1953년 설립된 삼진식품은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어묵 업체다. 창업주인 고 박재덕 명예회장이 영도구 봉래시장에 설립한 ‘삼진식품 가공소’에서 시작됐다. 현재는 3세인 박용준 대표가 회사를 이끌고 있다. 삼진식품은 2013년 국내 최초로 어묵 베이커리 사업을 시작하며 외형을 본격적으로 키웠다. 매출액을 보면, 2013년 83억 원에서 2019년 351억 원, 지난해 972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영업이익도 상승세를 보이며 지난해 연결기준 48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도 흑자기조로 돌아섰다.
2017년부터 해외 시장도 적극 공략해, 현재 인도네시아와 호주, 베트남 시장에 진출해 있다. 지난해 해외에서 매출 29억 원을 올렸다. 올해 1월에는 해외 홍보를 위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에 참가해 어육 도우로 만든 피자를 선보이기도 했다.
박용준 대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가치 투자처로서 평가를 받을 수 있는 회사로 성장하고 어묵 산업의 구조를 바꿔 나가고 싶다”면서 “지금까지도 고객을 주주라 생각하며 경영해 왔지만, 상장을 통해 기업도 좋고 주주도 좋고 산업 전반에도 도움이 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