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첫 ‘시각장애인 현장영상해설’ 지원 조례 제정… 축제 다 함께 즐긴다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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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사가 행사·공연 등 언어로 설명
시각장애인 문화 격차 해소 전망
동래읍성역사축제 때 지원 계획
전문 인력 양성 지원도 검토

부산 동래구에서 시각장애인의 문화 생활을 지원하는 현장영상해설 활성화 조례안이 제정되면서 시각장애인들도 지역 축제 등을 즐길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사진은 2023년 10월 부산 동래구 동래읍성 일대에서 열린 동래읍성역사축제 중 임진왜란 당시 동래성 전투를 재현한 뮤지컬 공연 장면. 부산일보DB 부산 동래구에서 시각장애인의 문화 생활을 지원하는 현장영상해설 활성화 조례안이 제정되면서 시각장애인들도 지역 축제 등을 즐길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사진은 2023년 10월 부산 동래구 동래읍성 일대에서 열린 동래읍성역사축제 중 임진왜란 당시 동래성 전투를 재현한 뮤지컬 공연 장면. 부산일보DB

부산의 한 지자체에서 시각장애인이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현장영상해설을 지원하는 조례가 제정됐다. 부산에서 첫 사례로, 이르면 내년부터 지역 축제에 전문 해설사가 배치돼 시각장애인들이 일상에서 겪는 문화 격차가 다소 해소될 전망이다.

16일 부산 동래구청에 따르면 지난 9일 ‘시각장애인을 위한 현장영상해설 활성화 지원 조례안’이 공포됐다. 현장영상해설이란 축제, 행사, 공연, 전시 등을 언어나 각종 도구로 설명해 시각장애인이 이를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다.

동래구의회 천병준 부의장이 대표 발의한 이 조례안은 지난달 20일 구의회를 통과해 제정됐다. 부산에서 시각장애인들의 문화 격차 해소를 위해 현장영상해설을 지원하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된 것은 이번 조례안 제정이 처음이다. 현재 동래구를 포함해 전국 29개 지자체에서 시각장애인을 위한 현장영상해설 조례가 운영되고 있다.

지역 내 대부분의 사회 활동과 문화·여가 프로그램이 비장애인 위주로 설계되고 시각 정보에 기반하다 보니 시각장애인들은 온전히 참여하기 어렵다. 한국사회보장정보원의 사회보장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동래구에 장애인으로 등록된 주민은 1만 1930명이다. 이 가운데 시각장애인은 1250명(10.5%)으로 15가지 장애 유형 중 4번째로 비율이 높다.

이 조례안은 구청장이 시각장애인의 편의를 증진하고 문화·여가 생활 수준을 향상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이를 위해 공공기관 등에서 현장영상해설 지원에 필요한 시설을 설치·운용하고, 행사에 전문 인력을 배치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나아가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근거도 포함됐다.

이 조례안은 시각장애인들이 지역 축제와 문화재 등을 온전히 누리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구의회와 구청은 이르면 내년에 개최되는 동래읍성역사축제부터 외부에서 현장영상해설 전문 인력을 배치해 시각장애인들의 참여를 지원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지역에서 활동하는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교육 비용 지원도 검토하고 있다.

천병준 부의장은 “동래구에는 동래부 동헌 등 소중한 문화재가 많지만 지금까지 현장영상해설 서비스가 없어 시각장애인들은 방문해도 그 가치를 온전히 느끼긴 어려웠다”며 “이번 조례가 시각장애인들이 지역에서 문화와 일상을 누릴 수 있는 첫걸음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부산 동래구에서 시각장애인의 문화 생활을 지원하는 현장영상해설 활성화 조례안이 부산 최초로 제정됐다. 사진은 올해 장애인의 날(4월 20일)을 앞두고 4월 17일 부산 북구 구포 무장애숲길에서 열린 시각장애인과 자원봉사자가 함께 걷는 ‘2025 갈맷길 건강 걷기대회’ 행사 모습. 부산일보DB 부산 동래구에서 시각장애인의 문화 생활을 지원하는 현장영상해설 활성화 조례안이 부산 최초로 제정됐다. 사진은 올해 장애인의 날(4월 20일)을 앞두고 4월 17일 부산 북구 구포 무장애숲길에서 열린 시각장애인과 자원봉사자가 함께 걷는 ‘2025 갈맷길 건강 걷기대회’ 행사 모습. 부산일보DB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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