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퍼 봉사'하는 여자 개인택시 운전자회

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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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부산시개인택시운송조합에서 여운회 회원들이 모임을 갖고 있다. 21일 부산시개인택시운송조합에서 여운회 회원들이 모임을 갖고 있다.

부산 여자 개인택시 운전자회. 줄여서 ‘여운회’란 이름의 조직이 있다. 지난 2010년 9월에 뜻을 같이하는 여자 개인택시 기사 선후배 16명이 모여서 만들었다. 여운회 창립을 주도한 최소숙 씨가 초대부터 4대까지 3년씩 총 12년 동안 회장을 역임했다. 지난해에 전국모범운전자연합회 부산지부 북부지회장인 김영자 씨가 5회 회장을 맡았다. 현재 회원은 50명가량으로 매달 한 번 연제구 거제동 부산시개인택시운송조합에서 모인다.

택시 기사들이 매달 모여 모임을 갖기는 사실 쉽지 않다. 관심은 있어도 시간을 맞추기가 쉽지 않고, 피곤해서 쉬어야 하고, 그 시간에 밥도 먹어야 하기 때문이다. 여운회는 오랫동안 초읍 어린이 대공원 주차장 옆 공터에서 한 달에 한 번 ‘밥 퍼 봉사’를 해왔다. 봉사의 시작은 “부산 사람들 덕분에 우리가 먹고 사는데 조금이라도 돌려주자”는 한결같은 마음이었다. 지난 21일 조합에 모인 여운회 회원들의 모습에서 이 같은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여운회 회원들은 다른 데 가서 이야기 못 하는 내용을 여기선 시원하게 털어놓을 수 있어서 좋다고 말한다. 택시 기사를 상대로 시도하는 신종 사기 수법도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 이날은 화장실 문제가 빨리 해결되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한 참석자는 “급해서 주유소 화장실에 들어갔는데, 문을 잠가 둬서 아쉬웠다”라고 말했다. 여운회 김영자 회장은 “택시 기사 생활하는데 제일 힘든 부분이 화장실 문제다. 시내에 여성용 공중 화장실이 좀 더 많이 생기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글·사진=박종호 기자



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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