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 대통령, 부산 민심 귀 기울여 해양수도 비전 제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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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이후 첫 부산 개최 타운홀 미팅
진정성·구체성 보이는 자리 되어야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이후 첫 부산행이 마침내 실시된다. 대통령실은 23일 이 대통령이 오늘 부산을 방문해 부산 발전 방안을 놓고 시민들과 타운홀 방식의 미팅을 연다고 밝혔다. 지난 18일 열릴 예정이었다가 전국적인 폭우 피해 속출로 인해 일주일 연기된 바 있는 미팅이다. 지난달 25일 광주를 시작으로 지난 4일 대전에서 열리는 등 거의 일주일 간격으로 있었던 지역별 타운홀 미팅이 잠시 주춤했던 터라 이번 미팅을 향한 부산지역의 기대감은 그 사이 더 커진 모양새다. 대통령실은 이번 미팅에 참여해 지역 민심을 전달할 부산시민 200여 명을 모집하는 등 부산지역 발전방안을 놓고 광범위한 토론을 벌일 준비작업에 공을 들였다.

이번 미팅에는 박형준 부산시장을 비롯해 여야 국회의원들이 대거 참석할 예정이다. 지역 국회의원 중에는 해양수산부 장관이 된 전재수 의원의 참석이 눈길을 끈다. 이 대통령이 취임 직후부터 강조해 온 해양강국 한국의 기치를 실현하기 위해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을 서두르며 이 작업을 진두지휘할 인물로 전 장관을 선택해서다. 이 때문에 전날 전 장관이 세종시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는 오늘 미팅의 예고편 성격을 띠는 것으로 눈길을 모았다. 전 장관은 간담회에서 해수부 부산이전 속도전을 비롯해 HMM·해사법원·동남투자은행 등의 부산 설립을 압축적이고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혀 이 정부의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부산지역에서는 이 대통령이 오늘 미팅에서 해양수산부의 신속한 부산 이전 등의 메시지와 함께 부산을 싱가포르나 홍콩과 같은 글로벌 해양 허브 도시로 키우겠다는 구체적인 의지를 드러낼 것으로 기대한다. 야당인 국민의힘 소속인 대전과 충청 지자체장들이 대전 타운홀 미팅에 초청받지 못한 것과는 달리 부산에서는 박형준 시장을 초청한 것은 그 같은 의지를 구체화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지난 3월 회동을 가졌다가 서로 얼굴만 붉히고 빈손으로 헤어진 이후 다시 만나는 대통령과 시장이 글로벌 해양 허브 도시 구축을 위해 어떤 의견을 교환할지가 이번 타운홀 미팅의 또다른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부산이 오랜 세월 꾸어온 해양수도의 꿈은 단순히 지역을 살찌우려는 지역 이기주의의 발로가 아니다. 서울 일극주의를 타파함과 동시에 해양강국 한국을 이루기 위해 서울 대척점이자 천혜의 해양도시인 부산을 해양수도로 만들어야 한다는 당위성에서였다. 이 대통령이 이 꿈에 답하며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을 감행한 것은 지역균형 발전이라는 그의 공약을 실현하려는 의지라는 평가다. 설사 그 이면에 선거를 위한 공학이 자리잡고 있다고 해도 그동안 외면만 당해 온 지역의 입장에선 결코 저평가할 일이 아니다. 이 대통령이 이번 미팅을 통해 지역 민심을 경청하고 해양수도 부산을 향한 진정성과 구체성 있는 비전을 보여주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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