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도 장애의 벽은 없다… 가족 함께 해양 래프팅 도전”

강성할 미디어사업국 기자 sh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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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광역시장애인체육회 생활체육부 배현주 부장
2025 전국장애인해양레포츠캠프 성료
가족 참가형 프로그램, 장애인의 도전의 장
참가자들에게는 감성적 울림을 남기는 전환점









장애를 넘어 모두가 함께하는 희망의 물결이 한여름 부산의 푸른 바다 위를 수놓았다. 부산광역시장애인체육회(회장 박형준)가 주최하고 한국해양소년단부산연맹이 공동 주관한 ‘2025 전국장애인해양레포츠캠프’가 ‘장애를 넘어 희망찬 바다로!’라는 슬로건 아래 지난 19일 부산의 대표 해양레포츠 일대에서 막을 내렸다.

올해 캠프는 단순한 체험 중심의 프로그램을 넘어, 장애인과 그 가족들에게 해양을 통한 치유와 여유, 도전의 기회를 제공한 행사로 기록됐다. 특히 해양 레포츠라는 다소 낯설고 진입 장벽이 높은 영역을 통해 장애인의 스포츠 참여 기회를 실질적으로 넓히며, 가족 간 소통과 정서적 회복의 장으로도 새롭게 자리매김했다.

주관을 맡은 부산광역시장애인체육회 생활체육부 배현주 부장은 “해양 레포츠는 비장애인에게는 익숙한 여가이자 스포츠지만, 장애인에게는 물리적·심리적 장벽이 높은 영역이다. 이번 캠프는 단순한 레저 체험이 아니라, 장애인의 권리와 기회의 확장을 목적으로 기획된 사회적 실험이자 도전이었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가족 참가형 프로그램’이라는 점이다.

캠프의 기획 단계부터 장애인 개인이 아닌 ‘장애인 가족 전체’를 여가공동체로 포섭해, 함께 즐기고 힐링할 수 있는 프로그램 구성에 초점을 맞췄다. 배 부장은 “장애로 인해 오히려 더 견고하게 묶일 수밖에 없었던 가족들이 이번 캠프를 통해 ‘장애 중심의 가족’이 아니라 ‘여가를 공유하는 하나의 공동체’로 재구성되길 바랐다”고 덧붙였다.

이번 캠프는 지난 11일부터 19일까지 3차에 걸쳐 운영됐으며, 전국 17개 시·도 장애인체육회와 유관 단체를 통해 회차별 30명, 총 90명의 참가자를 선발했다. 특히 참가자 구성에 있어 지역 간 형평성을 고려, 전체의 50%를 타 시·도 장애인과 장애체육인 가족에게 우선 배정했다. 이를 통해 부산을 찾은 전국 각지의 참가자들은 바다 위에서 소중한 교류와 화합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행사 운영에는 문화체육관광부, 부산광역시, 국민체육진흥공단, 복권위원회의 재정 후원이 뒷받침되었으며, 참가비는 1인당 2만 원으로 책정됐다. 저렴한 참가비에도 불구하고, 숙식과 기념품이 포함된 고품질 프로그램이 제공되어 참가자 만족도는 매우 높았다.

주요 체험은 수영만요트경기장, 송도해양레포츠센터, 해운대 아쿠아리움 등 부산의 해양 명소에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요트 승선과 선상 낚시 △카약 △모터보트 △바나나보트 △스킨스쿠버 등 이색적인 해양 레포츠 활동은 물론, △뮤지엄원 관람 △석고방향제·열쇠고리 만들기 등 문화 예술 활동을 통해 오감으로 바다를 만끽했다.

프로그램은 지체 장애, 지적 장애, 자폐성 장애, 발달 장애, 뇌병변 장애, 청각 장애 등 다양한 장애 유형을 포괄했으며, 참가자의 안전과 편의를 고려한 맞춤형 운영이 돋보였다.

특히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어 통역 지도자를 현장에 상시 배치하고, 이동·체험 전 과정에 걸쳐 전담 보조 인력을 배치하는 등 세심한 배려는 참가자들의 감동을 자아냈다. 이는 장애 포괄적 스포츠 행사 운영의 모범 사례로도 평가받고 있다.

배현주 부장은 “장애인과 그 가족들이 해양 레포츠를 통해 평소 접하기 어려웠던 신체 활동에 도전하고, 그것을 온몸으로 즐기는 과정에서 성취감과 자신감을 느꼈기를 바랍니다. 이 캠프를 통해 ‘장애는 더 이상 벽이 아니다’라는 메시지가 사회 전반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기를 기대합니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이번 캠프의 성과는 단순한 여름 레포츠 체험 행사를 넘어, 전국 단위의 장애인 해양 레포츠 활성화를 위한 실질적 모델로서 가능성을 입증했다. 부산이 가진 풍부한 해양 인프라와 체계적인 스포츠 행정이 결합되며, 장애 여부와 상관없이 누구나 안전하게 바다를 누릴 수 있는 도시로서의 이미지를 다시 한 번 부각시킨 것이다.

“이번 캠프가 부산의 바다에 머물지 않고, 전국 각지의 생활 체육 현장으로 확산되길 바랍니다. 타 시·도와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해 보다 많은 지역에서 포괄적 스포츠 프로그램이 지속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부산이 중심적인 역할을 하겠습니다.”

그는 또 “이번 캠프는 정책적 프로그램이면서도 동시에, 참가자들에게는 감성적 울림을 남기는 전환점이 되었으면 한다. 해양 레포츠와 같은 활동이 장애인도 얼마든지 도전하고 즐길 수 있는 분야임을 알리는 것이 곧 인식 개선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부산광역시장애인체육회는 본 캠프의 성과를 바탕으로 향후 행사 규모와 프로그램 다양성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부산을 장애인 하계 레포츠의 중심지로 육성한다’는 중장기 비전은 박형준 시장이 제시한 ‘생활체육 천국 도시 부산’ 구상과도 깊은 연관성을 지닌다.

전국에서 모인 장애인 가족들이 파도 위에서 함께 웃고, 손을 맞잡고, 도전했던 시간은 단순한 여름 행사 그 이상이었다. 그것은 장애에 대한 사회적 공감이 깊어지고, 포용의 가치가 실현되는 현장이었다. 바다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응원한 이번 캠프는 장애 공감과 사회 통합의 새로운 이정표로 남을 것이다.

2025년 여름, 부산의 푸른 바다는 이렇게 말했다.

“장애는 더 이상 벽이 아니다.”


강성할 미디어사업국 기자 sh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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