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철, 러트닉 상무장관과 통상협의…진전된 수정안으로 미 설득 나서
31일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협상 전
러트닉과 만나 한국 측 수정안 등 제시
현지언론 “모든 것 가져와야 한다” 보도
미국 워싱턴D.C.를 방문 중인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7월 29일(현지시간)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장관 및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과 함께 미국 상무부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기재부 제공
방미 중인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1일(현지시간)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만나기 전,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통상협의를 진행했다.
기재부는 30일 언론 공지를 통해 29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상무부 청사에서 구 부총리가 러트닉 상무장관과 통상협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통상협의에는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함께 자리했다.
김 장관과 여 본부장은 앞서 지난 24∼25일 워싱턴과 뉴욕에서 러트닉 장관과 2차례 만난 데 이어, 러트닉 장관을 따라 긴급히 스코틀랜드 출장길에 올라 현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수행하던 러트닉 장관을 만나 협상을 벌였고, 이후 워싱턴D.C.로 복귀했다.
이번 협상에서 한국 대표단은 본국의 지침을 바탕으로 기존 제안보다 진전된 수정안을 제시하면서 상대방 설득에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8일 ‘스코틀랜드 협상’ 결과를 보고받고 대응 방안을 논의한 뒤, 김 장관과 여 본부장 등 대표단에 “끝까지 최선을 다해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막판 한미 고위급 관세 협상은 김 장관과 여 본부장이 협상 전면에 나선 가운데 미국 측과 매 차례 협상 이후 대통령실을 중심으로 한 본국 정부의 새로운 훈령을 바탕으로 미국과 합의점을 찾아나가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러트닉 장관은 일본 등 주요국과 장관급 협상에서 잠정 합의안을 결정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키맨’ 역할을 하고 있어 한국으로서는 러트닉 장관이라는 첫 관문을 통과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국은 농산물 분야 양보를 포함해 거듭된 수정안을 제안하면서 미국과 의견 접근을 시도하고 있지만 미국 측은 한국의 대미 투자, 소고기와 쌀 등 농산물 시장 추가 개방, 비관세 장벽 완화 등에 걸쳐 더 많은 양보를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은 러트닉 장관이 최근 스코틀랜드에서 한국 당국자에게 관세 협상과 관련해 “최선의, 최종적인 무역협상안을 테이블에 올려달라”고 촉구했다고 29일 보도했다.
이 자리에서 러트닉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최종적인 제안을 제시해야 할 때 “모든 것을 가져와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보도했다. 미국측이 막판 한국에 강한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이날 협의 이후로도 다시 본국에 결과를 보고하고 러트닉 장관 측과 추가 협의를 가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구 부총리는 31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면담할 예정이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