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도 부산, 세계 1위 '기술'에 '해양금융' 더해야 완성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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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금원-KMI, 업무협약 체결
해양금융 산업 발전 위해 맞손
부산, 해양기술 최고 수준 장점
해운·항만 등 경쟁력 개선 필요

부산국제금융진흥원과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이 지난 5일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에서 ‘해양금융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개발 협력강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부산국제금융진흥원 제공 부산국제금융진흥원과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이 지난 5일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에서 ‘해양금융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개발 협력강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부산국제금융진흥원 제공

해양수산부 이전과 글로벌 해운사 HMM의 부산 이전이 예고되면서 금융중심지 부산의 무게중심이 ‘해양금융’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부산에 있는 관련 기관들도 속속 힘을 합치며 ‘해양금융판’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준비에 돌입했다. 해양도시 순위 세계 10위, 아시아 4위 도시이자 각종 해양금융 관련 기관들이 집적해 있는 도시, ‘해양금융의 메카’로서 부산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데 뜻이 모이고 있다.

부산국제금융진흥원(이하 부금원)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은 지난 5일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63층에서 ‘해양금융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개발 협력강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협력을 통해 두 기관은 △해양금융산업에 관한 동향 분석과 정보 공유 △해양금융산업에 대한 조사·연구의 수행 △친환경·디지털 전환에 따른 지속가능한 해양금융 지원체계 구축 △해양금융산업의 고도화·선진화를 위한 정책 개발 협력 등 해양금융 산업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실제 국내 금융업계에서는 과거 해운업과 조선업이 위기를 겪어 해양금융 또한 많이 위축돼 있는 상황이다. 국책은행을 제외하고는 선박금융팀이 있는 민간은행이 BNK부산은행이 거의 유일할 정도다. BNK부산은행도 최근 조직 개편을 통해 팀을 ‘해양금융부’로 격상하고 본격적으로 해양금융에 뛰어들었다.

부금원 해양금융센터 이동해 센터장은 “한국 내 글로벌 선박금융 기관 5개사가 모두 부산에 집적해 있다”면서 “이들 선박금융 공급기관의 집적으로 시너지 효과가 창출될 수 있고 부산이 해양특화 금융중심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로써 부울경 지역 조선해양산업의 실물 경제 활성화를 이끌어내고, 남부 금융거점을 구축하며, 해양물류중심지로서 부산의 위상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조정희 원장도 “해양기술이 아무리 뛰어나도 금융이 받쳐주지 않으면 산업 발전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부금원과 KMI가 학술 교류와 연구 협력을 강화하게 되면 해양금융 정책 개발과 실현에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BNK부산은행이 국내 중형조선사인 HJ중공업에 대규모 선수급 환급보증(RG)을 발급하면서 선박 건조 계약에 물꼬를 텄고, 앞으로도 중형 조선소의 금융 접근성이 높아져 수주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 또한 지역에는 호재다.

지난달 29일 열린 ‘부산 해양금융 중심지 육성을 위한 한국형 선박조세리스 제도 도입 방안 용역’ 최종 보고회에도 부산시, 한국해양진흥공사, 한국해양수산개발원, BNK부산은행 등 지역의 해양금융 관련 기관들이 참석해 의지를 보였다.

특히나 부산은 노르웨이 메논 이코노믹스가 격년마다 발표하는 메논 보고서 ‘세계 선진 해양도시’에서 2024년 조사대상 50개 세계 해양도시 중 종합 10위를 기록한 도시로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해양도시다. 1위를 기록한 싱가포르, 4위 상하이, 7위 도쿄에 이어 아시아에서는 4위에 해당한다.

이 중 해양기술 부문에서는 부산이 세계 1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인천·서울 12위에 비해서도 눈에 띄게 높다. 다만, 해운, 해양금융·법률, 항만·물류, 도시의 매력도·경쟁력 부문은 부산이 대부분 15위권 밖에 있어 앞으로 많은 노력이 필요한 분야로 꼽혔다. 해양금융·법률 분야에서는 런던이 1위를 차지했다.

해양금융 전문가들은 특히 HMM 부산 이전이 해양금융 도약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센터장은 “HMM의 부산 이전은 선박금융에 있어서는 엄청난 기회”라면서 “부산시가 HMM을 위한 매력적인 정주 여건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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