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상~하단선 싱크홀 대책 백약이 무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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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지역에서만 3년 새 15회 발생
원인 규명을 위한 특단 조치 불가피

12일 부산 사상구 감전동 부산새벽시장 정문 앞에서 대형 싱크홀(땅 꺼짐 현상)이 발생해 관계기관들이 배수작업 등 긴급 복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사고로 소형 트럭 뒷바퀴가 빠졌으나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최근 부산도시철도 사상~하단선 공사 현장 인근에서 잇따라 싱크홀이 발생해 시민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12일 부산 사상구 감전동 부산새벽시장 정문 앞에서 대형 싱크홀(땅 꺼짐 현상)이 발생해 관계기관들이 배수작업 등 긴급 복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사고로 소형 트럭 뒷바퀴가 빠졌으나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최근 부산도시철도 사상~하단선 공사 현장 인근에서 잇따라 싱크홀이 발생해 시민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부산에서 또 대형 땅꺼짐(싱크홀)이 발생했다. 11일 오전 11시께 부산 사상구 새벽시장 정문 앞 도로에 가로 3m, 세로 1m, 깊이 1m 규모의 땅꺼짐 현상이 일어났다. 이로 인해 지나가던 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의 1t 트럭 뒷바퀴가 땅 속으로 빠졌다. 혼비백산한 운전자가 급히 자력 탈출해 다친 사람은 없다는 점이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땅꺼짐이 일어난 지점은 부산 도시철도 사상~하단선 공사 현장 부근이다. 이번 사고 이전에도 지난 3년간 14차례나 땅꺼짐이 발생한 전력이 있는 곳이다. 올해 들어서도 해당 지역에서 초대형 땅꺼짐이 발생하면서 부산시가 숱한 대책을 쏟아냈음에도 다시 땅꺼짐이 발생하자 시민들의 불안은 극에 달하고 있다.

부산 도시철도 사상~하단선 인근 지역에선 지난해 9월 21일 해당 구간 인근에서 초대형 땅꺼짐이 발생한 것을 비롯해 잊을 만하면 땅꺼짐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부산시는 잦은 땅꺼짐 발생으로 시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지자 지난해 9월 사고 이후 직접 감사에 나서기도 했다. 시 감사위원회가 실시한 감사 결과 부실 시공과 관리 소홀이 기습적인 폭우와 맞물리면서 땅꺼짐이 발생했다는 잠정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이후 시는 대형 굴착 사업장과 공사장 등을 중심으로 지반탐사 구간을 368km까지 늘리며 지표투과레이더 탐사 장비 확충 등에 나서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으나 이번 땅꺼짐 재발로 백약이 무효가 돼 버렸다.

땅꺼짐 발생은 부산만의 문제는 아니다. 서울에서는 올해 3월 5개 차로가 함몰되는 초대형 땅꺼짐이 발생해 오토바이 운전자가 매몰되는 등 인명피해가 일어나기도 했다. 서울시는 땅꺼짐이 노후 하수관으로 인한 토사 유실로 발생한다고 결론을 내리고 하수관 교체와 정비 등 땅꺼짐 예방 예산을 연간 2000억 원에서 연간 4000억 원으로 과감히 늘리며 조속 집행에 들어갔다. 반면 부산지역은 도시철도 공사와 연약지반 등 다양한 가능성이 뒤얽히면서 사고 원인을 놓고도 기습 폭우와 맞물리며 발생했다는 식으로 명쾌한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 12일 발생한 땅꺼짐도 원인과 책임을 놓고 갑론을박이 오갈 가능성이 커 보인다.

특정 구간에 땅꺼짐이 집중적으로 발생한다는 것은 예사롭게 보아넘길 현상이 아니다. 부산시가 쏟아낸 지표투과레이더 실시간 계측, 우수박스 보강, 우기를 대비한 흙막이 벽체 보강률 95% 제고, 24시간 드론 열화상 점검 같은 기존 대책들은 이번 땅꺼짐으로 인해 근본 해결책이 되지 못함이 명확해졌다. 그렇다고 땅꺼짐이 발생한 지역 지자체인 사상구와 땅꺼짐 발생 지역 인근 공사 주체인 부산교통공사에만 추가 대책을 맡기고 뒷짐지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차제에 공사를 일시 중단하는 극약 처방을 내리는 한이 있더라도 제대로 된 원인 규명과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다. 시민 안전보다 귀중한 가치는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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