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살리는 ‘로코노미’, 부산의 맛에 빠지다
맛과 지역 상생 도모 새 트렌드
식품업, 부산 식음료 협업 활발
‘감천 막걸리’ ‘명란크림소바’
‘농심 자갈치×부기’ 등 출시
하이트진로 ‘밀락더마켓’ 통해
체험형 공간·DJ 파티 등 진행
하이트진로가 부산 광안리 ‘밀락더마켓’에서 진행하는 DJ파티. 하이트진로 제공
맛과 지역 상생을 한꺼번에 잡은 ‘로코노미’가 유통업계의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로코노미는 지역을 뜻하는 로컬(Local)과 경제를 뜻하는 이코노미(Economy)를 합성한 단어다. 지역의 특색이 담긴 상품 혹은 공간을 소비하는 현상으로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층을 중심으로 특별하고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는 평가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로코노미 분야에서 가장 두드러진 활약을 펼친 브랜드는 ‘맥도날드’다. 한국맥도날드는 2021년 ‘창녕 갈릭버거’를 필두로 ‘한국의 맛 프로젝트’를 시작해 약 617억 원에 달하는 사회·경제적 가치를 창출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협업 농가로부터 식재료 800t을 수급해 총 2400만 개의 메뉴를 판매해 농가 소득이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지역 브랜드 가치 향상에도 기여했다는 평가다.
편의점 CU가 부산 ‘벗드림 양조장’과 함께 선보인 ‘감천 막걸리’. CU 제공
부산에서는 편의점 CU의 ‘감천 막걸리’가 대표적인 로코노미 성공 사례로 꼽힌다. 지난해 편의점 CU가 부산 ‘벗드림 양조장’과 협업, 부산 강서지역 샛별쌀로 제조한 ‘감천 막걸리’를 선보여 애주가들의 관심을 확인한 바 있다. 특히 부산 유명 관광지 감천문화마을을 새겨 큰 호응을 얻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명 외식 브랜드나 식품기업, 편의점이 지역 맛집·농가와 협업하는 로코노미 상품은 소비자들이 전국의 맛집 메뉴와 식재료를 시간과 공간 제약 없이 즐길 수 있도록 한다”면서 “고객 편의성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와의 상생, 자사 매출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여름 휴가철을 맞아 국내 대표 휴양지인 부산과의 협업을 강조한 상품과 행사도 쏟아지고 있다.
맛과 지역 상생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로코노미'가 유통업계의 대세로 떠오르면서 유명 식음료 브랜드와 지역 간 협업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사진은 프레시지가 부산 맛집 타라코소바와 협업해 출시한 간편식 '명란크림소바'. 프레시지 제공
간편식 전문기업 프레시지는 부산 인기 맛집 타라코소바와 협업해 ‘명란크림소바’를 간편식으로 출시했다. 타라코소바는 2023년 부산에서 오픈해 명란크림소바, 명란츠케멘 등 명란을 활용한 메뉴로 MZ세대 사이에 인기를 모으는 부산의 맛집이다. 프레시지는 앞으로도 다양한 인기 메뉴를 간편식으로 소개할 계획이다.
프레시지는 그동안 부산 음식의 제품화에 활발히 움직였다. 특히 해운대 암소갈비와 4년 넘게 이어온 협업은 간편식 시장의 새로운 성장모델로 각광받는다. 프레시지는 2021년부터 부산 60년 전통 맛집인 해운대 암소갈비집의 양념 비법을 더한 양념갈비와 소불고기전골 등 간편식으로 올해 초 누적 400억 원 매출을 돌파했다. 또 지난해에는 부산 백년가게 ‘동래할매파전’과 협업한 밀키트를 선보이는 등 부산음식 제품화에 두드러진 행보를 보이고 있다.
맛과 지역 상생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로코노미'가 유통업계의 대세로 떠오르면서 유명 식음료 브랜드와 지역 간 협업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사진은 롯데마트·슈퍼와 농심, 부산광역시가 함께 선보인 '농심 자갈치x부기'. 농심 제공
롯데마트·슈퍼와 농심도 부산에 주목하고 있다. 롯데마트·슈퍼와 농심, 부산광역시 3자는 최근 협약을 통해 ‘농심 자갈치x부기’ 과자를 선보였다. 해당 제품은 부산의 랜드마크 자갈치시장을 모티브로 한 유명 과자 ‘농심 자갈치’에 부산시 캐릭터 ‘부기’와 사투리 문구를 더한 한정판으로 구성됐다. 최근에는 남포역에 관련 조형물 설치와 다대포 해수욕장 홍보부스도 운영한 바 있다.
주류업계 역시 부산 마케팅에 집중하며 로코노미 대열에 합류했다. 하이트진로는 다음 달 말까지 부산 인기 명소인 ‘밀락더마켓’에서 체험형 공간 ‘두껍더마켓’을 운영하고 있다. 포토존과 굿즈 판매뿐만 아니라 매일 저녁 DJ파티로 MZ세대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또 이달 말까지 매주 금·토·일 해운대 구남로에서 지역상인회와 협업해 테라와 진로 브랜드 시음행사를 진행한다.
이 밖에 디아지오의 조니워커 블론드는 부산 광안리 주변 업장 20곳과 협업해 경품·체험 행사를 진행하고, 에비스맥주는 파라다이스 호텔과 손잡고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등 수입 주류 역시 여름철 부산에 주목하고 있다.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