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반선호 부산시의원 “정치는 한 사람의 하루를 바꾸는 일이라는 철학 지향”
고용·노동 환경 개선에 의정 집중
직업계고 학생 지원 조례 잇단 발의
의회서도 정쟁과 진영논리 아쉬워
“시민의 삶을 중심에 둔 정치 할 것”
“정치는 거창한 이념보다 한 사람의 하루를 바꾸는 일이라고 믿으며 걸어 왔습니다.”
9대 부산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는 반선호(비례) 의원의 정치 철학이다. 그는 시의원으로서의 새로운 책임과 의무에 대한 고민을 안고 9대 의회 첫 공적 출석한 날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라고 했다.
반 의원이 3년간 의정활동을 하며 가장 집중하고 있는 분야는 ‘고용’과 ‘노동 환경’ 개선이다. 사람은 노동을 통해 생계를 유지할 뿐 아니라 삶을 만들어간다. 노동에 대한 고민은 반 의원이 생각하는 ‘한 사람의 하루를 바꾸는 일’이라는 정치 철학을 관통한다.
이에 대한 고민의 결실로 반 의원은 ‘부산시 산업전환에 따른 고용안정 지원 등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으며, 직업계고 졸업생을 위한 각종 지원 조례도 잇따라 발의했다. 반 의원은 ‘급변하는 산업 환경 속에서 고용불안을 겪는 노동자는 보호돼야 한다’는 생각에 퇴직 후 재취업 지원, 직무 전환 훈련 등 종합적 지원 체계를 마련했다. 반 의원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진출하는 청년을 위해선 “학력보다 실력이 존중받는 일터, 고졸 청년이 정당하게 대우받는 지역사회를 만들어 청년들이 머무르고 싶은 부산을 만들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3년간 의정활동에서 성취만 있었던 건 아니다. 반 의원은 민생을 이야기해야 할 의회에서조차 정쟁과 진영논리가 우선시되는 상황을 가장 아쉬웠던 점으로 꼽으며 정치가 해야 할 일을 다시 곱씹었다고 한다. 반 의원은 “정치가 해야 할 일은 분열이 아니라 조율”이라며 “부산을 더 나은 도시로 만드는 일 앞에서는 정당을 초월해 손을 맞잡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례대표 의원으로서 부산 현안을 전방위적으로 다루고 시정을 견제해 온 반 의원은 지금의 부산시에 대해 냉정한 평가를 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반 의원은 “‘고용률 역대 최고’ 같은 수치는 그럴듯하지만, 시민들이 실제 삶의 개선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며 “단기적 성과, 보여주기식 정책에 치중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행정이 시민을 설득하고 동의를 얻기보다, 결과를 정해두고 시민의 목소리를 맞추려 할 때, 시정은 시민의 것이 아니라 행정의 것이 된다”고 지적했다.
반 의원은 비례 의원이지만 자신의 정치 인생 출발점인 부산 남구도 각별히 챙기고 있다. 주민들과 꾸준히 소통하며 지역 발전에 대해 항상 고민한다. 반 의원은 지역구 의원이었다면 남구 오륙도선 트램 문제를 가장 먼저 해결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 의원은 “남구의 균형 발전과 도시재생을 견인할 핵심 인프라였지만 경제성 논란을 넘어 정치적 판단이 개입된 결과”라며 “비례대표 의원으로서 지역 정책 결정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아쉬워했다.
반 의원은 그간 의정활동의 성과와 아쉬움을 뒤로 하고 남은 10개월 임기 동안 시민의 삶을 중심에 둔 정치라는 일관된 가치를 바탕으로 시간을 쓰기로 다짐했다.
반 의원은 “의정활동을 시작할 때 다짐했던 한 가지, ‘시민의 삶을 들여다보지 않으면, 어떤 정치도 길을 잃는다’라는 그 초심만큼은 지금도 변함없이 붙들고 있다”며 “책임 있는 정치, 삶의 변화가 느껴지는 정치를 만들기 위해 시민이 주신 책임의 무게를 늘 마음에 새기며 걸어 가겠다. 앞으로도 더 낮은 곳에서, 더 가까운 마음으로, 시민과 함께하는 의정활동을 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