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도사 문화공간, 4년 만에 착공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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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산청 협의, 경관 훼손 시비 등
유네스코 권고사항 불구 지연
2027년 완공 땐 새 볼거리 전망

통도사 제 4주차장에 건립되는 문화공간 중 문화시설 조감도. 양산시 제공 통도사 제 4주차장에 건립되는 문화공간 중 문화시설 조감도. 양산시 제공

세계유산 등재 과정에 권고받은 경남 양산시 하북면 ‘통도사 문화공간’이 세 차례 연기 끝에 다음 달 건립에 들어간다. 세계유산 등재로 행정 절차와 심의가 까다로워졌고, 환경 훼손을 우려한 사업계획 변경 등으로 준공 시점이 원래 계획보다 무려 4년이나 늦어지게 됐다.

양산시는 오는 2027년까지 294억 원을 들여 하북면 지산리 통도사 2·4 주차장에 연면적 4337㎡ 규모의 문화공간을 건립하기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문화공간 중 지하 1층 지상 1층의 문화시설과 지상 2층의 편의시설 등 총 4개 동이 건립된다. 문화시설에는 도서관과 북카페, 전시장이 각각 들어선다. 편의시설에는 카페테리아와 사찰 음식점, 불교용품전 등이 설치된다.

양산시는 3번째 조달청의 설계 적정성 심의와 세계유산영향평가 결과가 나오는 다음 달 또는 10월 중 건립 공사에 들어가 2027년 말 이를 완공할 예정이다. 문화공간이 완성되면 지난해 12월 완공한 ‘통도사 수장고’와 성보박물관, 국제템플스테이관인 청풍당 등과 연계되어 통도사를 찾은 방문객들에게 더 많은 볼거리와 체험거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통도사가 방문객에게 왔다가는 공간에서 장시간 머물 수 있는 공간으로 변경되면서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지역 주민들에게 통도아트센터와 함께 부족한 문화시설을 보충해 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통도사 문화공간 착공이 애초 계획보다 4년이나 늦어지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문화공간 건립은 2020년 통도사의 세계유산 등재 과정에서 시작됐다. 일주문 주변에 흩어져 있는 일부 편의시설을 한곳으로 모으라는 관계 기관의 권고에다 경내에 마땅한 쉴 공간이 없어 사찰을 둘러본 뒤 곧바로 귀가하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였다.

양산시는 2023년까지 이를 두고 국가유산청과 경남도에 설명회를 가졌지만 협의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준공 시점을 2024년으로 한 차례 늦췄다.

그러나 중앙투자심사를 조건부로 통과하면서 문화공간 건립에 청신호가 켜졌다. 하지만 이번에는 대형 단일 건물이 통도사 경내 입구에 들어서 자칫 경관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설계를 중단했다. 양산시는 문화공간을 문화시설과 편의시설로 분리하는 등 사업계획을 변경한 뒤 국가유산청과 협의를 거치면서 다시 준공 시점이 2년 더 늦어졌다.

여기에 세계유산영향평가 관련 심의와 총사업비 조정 등으로 인해 또다시 준공 시점이 1년 더 지연되는 등 세 번째 착공이 연기됐다.

양산시 관계자는 “세계유산 내에 건물 건립을 추진하다 보니 환경 훼손을 우려한 까다로운 행정 절차와 심의, 설계 변경 등으로 인해 준공 시점이 계속해서 늦어지고 있다”며 “협의와 심의가 완료되는 대로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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