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커 특수 잡아라… 백화점은 'K뷰티·패션' 호텔은 '전용 패키지' [커버스토리]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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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무비자'에 부산 관광·유통업계 들썩

내년 6월까지 무비자 입국 허용
부산 유통업계 발 빠르게 대응
패션·화장품·먹거리 상품 강화
알리페이 등 간편 결제엔 혜택
3·4·5성급 호텔도 맞춤형 채비
“자유여행·기업 유치로 확장해야”

그래픽=류지혜 기자 birdy@·이미지투데이 그래픽=류지혜 기자 birdy@·이미지투데이

다음 달 29일부터 내년 6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무비자로 입국할 수 있게 되면서 부산 관광·유통업계가 총력전에 나섰다. 코로나19 이후 사실상 끊겼던 중국 단체 관광의 물꼬가 다시 트이는 만큼, 지역 업계는 매출 회복과 고객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중국 인플루언서 초청 테마 팸투어(위)와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에 설치된 택스 리펀드 키오스크. 부산관광공사·롯데백화점 제공 중국 인플루언서 초청 테마 팸투어(위)와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에 설치된 택스 리펀드 키오스크. 부산관광공사·롯데백화점 제공

■올해 부산 방문 중국인 45만 명 목표

부산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5월 부산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4만 6025명으로, 외국인 방문객 전체의 14.7%를 차지했다. 올해 1~5월에는 20만 3978명이 방문했다. 하반기에는 24만 6022명 유치를 더해 연간 45만 명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전체 외국인 관광객 대비 15% 점유율이 목표다.

부산관광공사의 ‘2024년 부산관광산업 동향 분석’에 따르면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은 전통시장·해변·쇼핑지에 집중됐다. 해운대시장이 8만 2000여 명으로 가장 많았고, 해운대해수욕장(7만 4000여 명), 자갈치·국제시장(4만 8000여 명)이 뒤를 이었다. 센텀시티·서면 같은 쇼핑지와 달맞이고개·청사포 등 관광 명소도 상위권에 올랐다.

부산관광공사는 중국 시장 특성에 맞춰 봄꽃·미식·뷰티·웰니스를 핵심 테마로 홍보하고, 인플루언서를 초청해 ‘샤오홍슈’ ‘웨이보’ 등 현지 SNS 노출을 확대하고 있다. 또한 알리바바 산하 온라인 여행 플랫폼 ‘플리기’와 협업한 실시간 방송에서 부산 관광상품 1700건을 판매했다. 플리기 공동 프로모션에서는 1만 8000여 명을 모객했고, 씨트립 특집 방송에서는 8만 건의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면세점·백화점, 맞춤형 프로모션

부산 유통업계도 발 빠르게 전략을 세우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중국 현지 및 국내 전담 여행사와 협력해 단체 패키지와 면세 쇼핑을 직접 연결하는 상품을 기획하고 있다. 알리페이·위챗페이 등 간편 결제 서비스와 연계한 프로모션을 강화하고, K뷰티와 주얼리 중심 상품군을 확대할 예정이다.

롯데백화점은 K패션 수요에 맞춰 적극 공략에 나섰다. 실제로 부산본점의 ‘와키윌리’ ‘마리떼 프랑소와저버’ ‘마뗑킴’ 등 K패션 브랜드는 지난해보다 2배 이상의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백화점은 구매 금액대별 최대 10% 상품권 증정, 캐리어 보관 서비스, 추가 감사품 등 혜택을 마련했다. 또 중국어 안내 고지를 늘리고, 5분 이내 환급 가능한 신속 택스프리 서비스를 도입했다. 전담 인력도 대폭 늘렸다. K패션·K뷰티 체험, 부산 먹거리 연계 프로그램도 검토 중이다.

신세계 센텀시티점은 9월 19일부터 10월 12일까지 50여 개 브랜드가 참여하는 ‘글로벌 서머 쇼핑 페스타’를 열고, 외국인 고객 대상 최대 10%의 상품권·할인 혜택을 선보인다. 외국인 방문객이 많은 하이퍼그라운드와 뉴컨템포러리존에서는 국내 브랜드와 팝업스토어를 집중 운영할 예정이다. 유니온페이·위챗페이 결제 시 5~10%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중국어 가능 직원을 확충해 쇼핑 편의성도 높이고 있다.

■단체는 3~4성급, 인센티브는 5성급

호텔·숙박업계 역시 단체 수요 대응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일반 단체 패키지 여행객은 3~4성급 중대형 호텔과 레지던스 숙소, 기업 인센티브 투어나 VIP 단체는 5성급 호텔을 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호텔 부산은 중국인 타깃 판매 채널 프로모션을 강화하고, 중식당 ‘도림’과 연계한 객실 패키지를 기획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윈덤그랜드부산은 인센티브 단체와 중소형 그룹 위주의 수요를 예상하고 있다. 조식 메뉴에 콘지 등 중화권 입맛을 반영하는 한편, 한국 음식을 경험하려는 수요에 맞춰 부산 메뉴와 한식 코너도 강화한다.

크라운하버호텔 부산은 중국 전담 여행사를 통해 조식 포함 상품을 특가로 내놓고, 제휴사 트립닷컴 지원을 통해 3팩 패키지를 제공한다. 중국 관광객이 선호하는 올리브영, 부산 면세점, 롯데마트 할인권으로 실속형 혜택을 마련했다.

업계 관계자는 “송도·해운대권 대형버스 주차 가능한 호텔을 중심으로 단체 프로모션이 준비되고 있다”고 말했다.

■“양보다 질, 구조 개선에도 나서야”

전문가들은 무비자 조치가 단기적 특수에 그치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와이즈유 영산대 호텔관광대학 관광컨벤션학과 오창호 교수는 “중국인 관광객 숫자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질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부산에서 중국인 전담 인바운드 여행사는 두세 곳에 불과해 실제 수요를 핸들링할 기반이 약하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장기적으로 자유여행(FIT) 중국인 유치, 고급 하이엔드 여행상품 개발, 기업 인센티브 단체 유치가 핵심”이라며 “이런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부산 소재 전담 여행사 역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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