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상권 10년 새 '원도심' 지고 '전포·광안리' 떴다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중·동구 사업체 1500여 개 ↓
전포역 8번 상권 1018개 늘어
광일맨션 상권은 293%나 증가

지난 10년간 부산 상권에 눈에 띄는 변화가 나타났다. 중구·동구 원도심은 쇠퇴세를 보인 반면, 전포동과 광안리 등 신흥 상권은 급성장하며 부산 상권의 무게 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동남지방통계청이 26일 발표한 ‘부산지역 주요 상권 변화’에 따르면, 부산 55개 주요 상권의 사업체 수는 2024년 기준 9만 4686개로 집계됐다. 2015년보다 2350개(2.5%) 늘었다. 종사자 수도 같은 기간 5만 2634명으로 5260명(11.1%) 증가했다. 사업체당 평균 매출액은 2015년 14억 600만 원에서 2023년 16억 2500만 원으로 15.6% 늘었다.

중구·동구 원도심 상권은 뚜렷한 하락세를 보였다. 남포역 7번 상권의 사업체 수는 2015년 1만 269개에서 지난해 8748개로 1500개 이상 줄었다. 동구 범일역 1번 상권도 같은 기간 838개 감소했다. 종사자도 줄었다. 남포역 7번 상권은 392명, 남포역 8번 상권은 130명 감소했다. 매출 역시 부진했다. 2023년 기준 범일역 10번 상권의 사업체당 평균 매출액은 7억 8200만 원으로 55개 상권 가운데 최저였다. 원도심 상권이 영세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부산진구 서면 일대는 여전히 최대 상권임이 드러났다. 서면역 8번 상권은 사업체 9289개로 부산에서 가장 큰 규모였다. 특히 카페거리로 불리는 전포역 8번 상권 사업체는 2015년보다 1018개 늘어 76.1% 증가했다. 종사자 수도 배 이상 늘었지만, 2023년 기준 사업체당 매출액은 18.5% 감소했다. 규모는 커졌지만 효율은 떨어진 셈이다. 업종별로는 비알코올 음료점이 155% 늘고 외국식 음식점업도 88% 증가해 변화된 소비 취향을 반영했다.

관광과 주거 수요가 맞물린 외곽 상권의 성장도 두드러졌다. 해운대구는 3개 주요 상권이 16.2% 늘었고, 수영구는 80.8% 증가했다. 기장군도 24.1% 늘며 성장세를 보였다. 이 가운데 광안리 해변과 맞닿은 수영구 광일맨션 정류장 상권 사업체는 284개에서 1115개로 급증해 292.6% 증가했다. 55개 상권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하지만 사업체당 매출액은 2015년 17억 3400만 원에서 2023년 9억 2800만 원으로 46.5% 줄었다. 점포 수는 크게 늘었지만 매출 효율은 낮아지는 관광지 상권 특유의 이중성이 확인됐다.

개업과 폐업은 모두 줄었다. 2024년 개업 사업체 수는 9692개로 2015년보다 17.9% 감소했다. 폐업 사업체 수도 8934개로 같은 기간 23.7% 줄었다. 그러나 전포역 8번 상권은 예외로, 폐업이 154개 늘어 119.4% 증가했다. 2023년 기준 매출이 가장 높은 상권은 사상구 서감초등학교 일대로 60억 4200만 원을 기록했다.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