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민물장어 인공종자 개발 추진… 국제멸종위기종 지정 대비
바이오기업 닐스와 업무협약
치어 실뱀장어 수입 불가 우려
부산시는 26일 오후 부산시청에서 국립부경대, 해양수산 바이오 기업 (주)닐스와 ‘뱀장어 인공종자 생산기술 글로벌 허브 구축협약’을 맺었다. 부산시 제공
민물장어 치어인 ‘실뱀장어’의 국제멸종위기종 지정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이를 대비해 부산이 인공종자 개발에 나선다. 한국엔 민물장어 종자를 부화시키는 기술이 없어, 이미 부화된 실뱀장어를 수입해 양식에 사용해 왔는데, 만약 상업적으로 상용할 수 있는 인공종자가 부산에서 개발된다면, 국내 종자 시장을 부산이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시는 26일 오후 5시 부산시청 국제의전실에서 국립부경대, 해양수산 바이오 기업 (주)닐스와 ‘뱀장어 인공종자 생산기술 글로벌 허브 구축 협약’을 맺었다.
2022년에 창업한 부산 기업인 닐스는 고농축 미네랄 원천기술로 민물장어 부화율을 4%까지 끌어올렸다. 통상 부화율 10%가량을 상업화의 기준으로 본다. 이미 일본은 상업화 직전까지 기술을 개발했으며, 단가 인하 작업에도 들어갔다.
우리가 먹는 민물장어는 치어인 실뱀장어를 키워서 만든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따르면 국내에선 완전 양식 기술이 상용화되지 못해서, 실뱀장어를 자연 채집에 의존하고 있다. 자연 채집으로 채우지 못하는 부족분 80%가량은 수입한다. 하지만 최근 CITES(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의 국제 거래에 관한 협약)에 실뱀장어가 포함될 확률이 높아지면서, 실뱀장어 수입이 힘들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최종 등재 여부는 오는 11월 CITES 제20차 당사국총회(Cop20)에서 결정된다.
이에 시는 민물장어 인공종자 대량 생산기술 상용화를 앞당기고, 부산을 세계적인 인공종자 기술 중심지로 육성하기 위한 전략으로 이번 협약을 진행했다. 부산은 어류 인공종자의 기술 개발을 수행할 수 있는 부경대 수산과학연구원과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등이 자리 잡고 있고, 수산식품 클러스터와 부산항 물류 체계를 이용해 관련 상품을 대외로 수출할 수 있는 최적지다.
시와 부경대, (주)닐스는 이번 협약으로 △뱀장어 인공종자 대량생산을 위한 공동연구 및 기술개발 △순환여과시스템(RAS) 기반 친환경 양식 기술 실증·보급 등을 위해 상호 협력할 계획이다. 성희엽 시 미래혁신부시장은 “뱀장어 종자 생산기술을 안정화하고, 관련 산업을 부산 특화 도시형 고부가가치 양식산업으로 육성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