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언론 질문에 즉답 피하고, SNS 메시지서도 없어
이 대통령 야당 대표와 대화 의지에 정 대표도 고심 관측
그러나 27일 오후 한미정상회담 비판에 “도로 내란당” 다시 날 세워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새 사령탑 강성 ‘반탄’(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인 장동혁 대표가 선출됐으나, 국민의힘을 내란 정당이라며 ‘패싱’해왔던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정 대표는 27일 오전 대전국립현충원을 참배한 뒤 기자들과 질의응답에서 현충원 참배 소감을 밝힌 뒤에 장 대표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가겠습니다”라며 답을 피한 채 자리를 떴다. 정 대표는 이후 현장 최고위에서도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으며 소셜미디어(SNS)에도 별도의 메시지를 아직 밝히지 않은 상태다.

앞서 정 대표는 국민의힘을 내란 정당으로 규정하면서 계엄 사태에 대한 사과나 반성이 없으면 야당으로 인정하지 않고 대화하지 않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특히 ‘악수는 사람과 히는 것’이라는 극언으로 국민의힘과 상종조차 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취해왔다. 나아가 국민의힘을 겨냥해 계엄 사태 관련 의혹이 밝혀질 경우 정당 해산 사유로 충분하다고도 반복적으로 언급하고 있는 상태다.

이 때문에 정 대표가 이른바 ‘윤 어게인’ 인사로 보는 장 대표의 선출에 대해 언급을 피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데 대해 여야 관계 설정을 고민 중인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미국 순방길에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공식적인 야당의 대표가 법적 절차를 거쳐 선출되면 당연히 대화해야 한다”며 정 대표와는 사뭇 다른 입장을 취했다.

다만 정 대표와 별개로 민주당은 이날도 논평을 내고 국민의힘을 비판했다. 문금주 원내대변인은 이날 소통관 브리핑에서 장 대표가 구치소에 수감 중인 윤석열 전 대통령을 접견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내란 수괴 접견을 예고한 장동혁 대표는 ‘도로 국민의짐’ 선언을 한 것이냐”고 쏘아붙였다.

잠시 ‘절제’ 모드였던 정 대표도 이날 오후 당 의원총회에서 “야당이 건강해야 여당도 건강하고 서로 선의의 경쟁을 할 수 있다”면서 국민의힘을 겨냥해 “대한민국에는 야당이 없고 극우 세력만 득세하는 상황”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이번 한미 정상회담과 관련, “역대급 성공적인 외교인데도 ‘도로 윤석열당’, ‘도로 내란당’이 오히려 악담을 퍼붓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그들이 대한민국의 국익을 생각하는 세력인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통령의 순방 성과에 대한 야당이 비판이 이어지자, 다시 강경한 태세를 보인 것이다. 현재로서는 정 대표의 야당을 대하는 태도가 급격하게 바뀔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는 지적이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