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심의 주역] 수화기제(水火旣濟)와 모험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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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 단위로 뉴스·정보가 넘치는 시대입니다. ‘허위 왜곡 콘텐츠’도 횡행합니다. 어지럽고 어렵고 갑갑한 세상. 동양 최고 고전인 ‘주역’으로 한 주를 여는 지혜를 얻으시길 바랍니다. 주역을 시로 풀어낸 김재형 선생이 한 주의 ‘일용할 통찰’을 제시합니다. [편집자 주]



보성강에서 열린 산소모험스쿨의 협동 놀이 장면. 김재형 제공 보성강에서 열린 산소모험스쿨의 협동 놀이 장면. 김재형 제공

제가 살고 있는 전남 곡성군은 섬진강과 보성강이 압록에서 만나 큰 강을 이루는 아름다운 곳입니다.

오래전부터 이곳 사람들은 강과 함께 살아가는 지혜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강에서 다슬기를 잡아 국을 끓이고, 아이들은 5, 6학년 정도 되면 섬진강과 보성강을 헤엄쳐 건널 수 있었습니다. 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는 마을 사람들은 매년 가을 수확을 하면 쌀 한 말을 뱃사공에게 일 년 뱃삯으로 냈습니다.

강 이쪽 마을에서 건넛마을로 시집간 여동생을 위해 오빠는 겨울 언 강을 건너 지게에 거름을 지고 날랐습니다.

이런 이야기들은 마을 이야기를 수집하면서 들었습니다.

섬진강과 보성강은 마을의 삶에서 중심을 흐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이런 이야기가 다 오랜 옛날이야기입니다.

몇 년 전부터 사람들이 다슬기를 잡기 위해 들어가던 강의 길목에는 강 출입을 통제하는 관리인이 서 있기 시작했고, 아이들에게 섬진강을 헤엄쳐서 건넌다는 건 상상 자체를 못 하는 일입니다. 강을 옆에 두고 살지만 강을 몸으로 감각하지 못하는 시대입니다.

곡성군에 있는 이화서원(頤和書院)의 청년 형제들이 이 문제를 풀기 위해 놀이라는 감각으로 강에 접근하기 시작했습니다. 휴대 가능한 조립형 배를 구입해서 곡성천에서 시작해서 남해를 만나는 광양시까지 배를 타기도 하고, 보성강의 아름다운 비경 속에서 누구나 쉽게 탈 수 있는 패들 보드를 이용한 어린이 강 모험학교를 열기도 합니다. 이 학교의 이름은 ‘산소모험스쿨’입니다.

오랫동안 다양한 실험을 했고, 이제는 성과가 모여서 산소모험스쿨의 주말 배타기 교실은 늘 사람이 모입니다.

지난주는 ‘강을 학생들이 감각하게 하자는 교육 의제’를 가지고 곡성미래교육재단과 토론했고, 이 주제를 교육 의제로 받아들이고 학교 교육 과정에 넣기 위한 기획을 시작했습니다. 이 기획이 성공하면 내년부터 시범학교를 선정하고 교사 연수를 합니다.

강이 코 앞에 있지만 이를 감각하지 못한 이유는 강에 대한 두려움 때문입니다.

실제로 매년 강에서 죽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강을 삶으로 다시 불러들이기 위해서는 잘 준비해야 하고 위험을 다룰 수 있어야 합니다.

주역의 63번째 괘인 기제(旣濟)는 이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기제(旣濟)는 강을 건넌 사람의 마음입니다.

잘 준비하고 각자가 자기 역할을 잘 맡아서 하더라도 어딘가는 문제가 생깁니다. 그렇게 되더라도 물러서거나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헤진 옷을 가져와서 물이 새는 배의 구멍을 막고 대응하면서 강을 건너가야 합니다.

그동안 우리 교육은 자연을 다룰 줄 몰랐습니다.

위험에 대한 두려움 때문인데 이 두려움에 갇혀서 언제까지 아이들을 교실과 핸드폰 속에 묶어둘 수 없는 한계에 도달했습니다.

다 함께 용기를 내서 새 길을 열어야 합니다. 함께 손잡고 강을 건넙시다.

지금 우리는 내년의 교육 과정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배를 10대 더 구입하기 위한 모금을 시작했습니다. 여러분들이 호응하고 있습니다. 강을 몸으로 감각하자는 우리의 제안이 설득력이 있었던 겁니다.


63. 수화기제(水火旣濟)


旣濟 亨 小 利貞 初吉 終亂.

기제 형 소 이정 초길 종난.


이제 강을 건넜고 완성했다. 큰 일뿐만 아니라 작은 일까지도 다 자리를 잡았다. 우리는 성공했지만 이런 성공도 위험을 불러올 수 있다.


象曰 水在火上 旣濟 君子以 思患而豫防之.

상왈 수재화상 기제 군자이 사환이예방지.


불 위에 물이 있는 것처럼 우리는 불이 물을 끓이지만 물이 불을 끌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고 여러 위험과 문제를 미리 예측하고 대응한다.


4. 六四 繻有衣袽 終日戒.

육사 수유의녀 종일계.

象曰 終日戒 有所疑也.

상왈 종일계 유소의야.


헤진 옷을 준비해서 배에 물이 새는지 확인한다. 새는 곳이 있을 수 있다. 위험을 알 수 없어 늘 대비하고 예방한다.


빛살 김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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