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피 향방은…개인은 ‘하락’, 외인은 ‘상승’ 베팅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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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이달 들어 ‘곱버스’ 순매수 전환
외인은 레버리지 상품 ‘사자’
“금리 인하 본격화에 증시 상승 가능성”

국내 증시가 박스권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이달 들어 개인은 지수 하락에 외국인은 상승에 대거 베팅하며 엇갈린 모습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국내 증시가 박스권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이달 들어 개인은 지수 하락에 외국인은 상승에 대거 베팅하며 엇갈린 모습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국내 증시가 박스권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이달 들어 개인은 지수 하락에 외국인은 상승에 대거 베팅하며 엇갈린 모습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5일까지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상장지수펀드(ETF)는 ‘KODEX200선물인버스2X’로 538억 원어치를 담았다. 해당 ETF는 코스피200지수의 일별 수익률을 매일 2배수만큼 역방향으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개인은 지난달 한 달간 해당 ETF를 16억 원어치 순매도했으나 이달 들어 대거 ‘사자’로 돌아섰다. 이들은 코스피 수익률을 역방향으로 1배 추종하는 ‘KODEX 인버스’ ETF도 이달 들어 102억 원어치 담았다. 코스닥지수 역시 하락에 베팅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같은 기간 개인이 가장 많이 순매도한 ETF는 코스닥지수 상승에 베팅하는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로 1069억 원어치 팔았다. 코스피 상승 시 이익을 얻는 상품인 ‘KODEX레버리지’와 ‘KODEX200’도 각각 906억 원, 250억 원어치 순매도했다.

이달 들어 코스피는 지난 2일 이후 5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지만 증시 상단이 제한되면서 일별 상승률이 1%를 넘지 못하고 있다. 코스피는 이재명 정부의 증시 부양책 기대에 지난 6월과 7월 각각 13.9%, 6.0% 급등했지만, 지난달 고점 부담과 세제개편안 실망감에 1.8% 하락한 데 이어 이달 들어서도 큰 폭의 반등을 나타내지 못하는 상태다.

지난주 말 미국 노동부의 8월 고용보고서 공개 이후 예상보다 부진한 고용지표에 경기 침체 우려까지 번지자, 개인 투자자들이 향후 국내 증시의 하락을 점치면서 인버스 상품에 대거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이달 들어 외국인은 코스피와 코스닥지수 모두 상승에 베팅해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KODEX 레버리지’ ETF를 96억 원어치 순매수하며 중국 전기차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인 ‘TIGER 차이나전기차 SOLACTIVE’ 다음으로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지난달 해당 상품(KODEX 레버리지)을 148억 원어치 순매도했으나 이달 들어 ‘사자’로 돌아섰다.

증권가에서는 통상 9월에 약세장이 자주 출현하지만, 하반기 미국 금리 인하가 가시화되면서 장기적으로 증시가 강세를 보일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 경우 이른바 ‘곱버스’ 상품을 대거 매집한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경태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9, 10월 계절적 약세에 직면해 있으나,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 사이클 진입은 중기적 강세장의 시작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부진한 8월 미국 고용지표를 경기 침체로 단정 짓기 어렵다는 점도 증시 상승 기대를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코스닥 시장은 금리 인하 수혜주로 꼽히는 바이오주의 비중이 큰 만큼 현시점에서 투자 매력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연구원은 “최근 금리 인하 국면에서 코스닥 시총 상위 20개 기업 중 12개가 제약·바이오 기업이고,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로보틱스 관련 중소형 기술주들도 강세를 보이고 있어 코스닥이 과거의 계절적 약세 패턴을 극복할 여지가 충분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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