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크의 고장 진주에 ‘실크등 길’ 만든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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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등 외국 무대서 실크등 호평
월아산로 800m 길이 가로수형 조성
진주시 "실크를 제조업에서 문화로"

진주 실크박물관 옆에 실크등 길이 조성된다. 빠르면 이달 중하순에는 실크등 길이 본격적으로 운영될 전망이다. 김현우 기자 진주 실크박물관 옆에 실크등 길이 조성된다. 빠르면 이달 중하순에는 실크등 길이 본격적으로 운영될 전망이다. 김현우 기자

브라질과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세계 곳곳을 밝히고 있는 진주 실크등이 가로수길로 재탄생한다.

경남 진주시 실크로드에 설치되는데, 이달 중 개관 예정인 실크박물관과 함께 실크 문화산업 활성화의 첨병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9일 진주시와 순실크 등에 따르면 최근 경남 진주시 실크전문농공단지 내 월아산로 996번길에 ‘진주 실크등 길’ 조성공사가 시작됐다. 한국실크연구원에서 경남직물공업 협동조합까지 400m 구간으로, 양쪽으로 합치면 총 800m 정도다.

실크등 길은 기존 터널형이 아닌 실외 환경을 그대로 살린 가로수 형으로 꾸며진다. 진주시는 앞서 해당 도로를 ‘진주실크로드’ 명예도로로 지정했는데, 이곳의 가로수를 활용한다. 총 50여 그루로, 약 1300개 실크등이 설치될 예정이다.

실크등을 개발한 순실크 박태현 대표는 “실크가 진주를 중심으로 발전했고 단순히 제조업에 국한되지 않고 문화산업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생각한다. 1300개 실크등이 가로수 형태로 설치된 건 유등축제 외엔 없다. 많은 관람객이 몰릴 것으로 본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진주시는 이번 실크등 길 조성이 농공단지 일대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제조업 일색인 실크산업이 문화산업으로 확장하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진주 실크등은 지난 2023년 브라질 상파울루 전시를 시작으로 니테로이, 리우데자네이루 등 현지 주요 도시에서 호평을 받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이에 올해는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로 전시 무대를 확장한 상태다.


실크등 길은 50여 그루 가로수에 약 1300개 실크등이 설치된다. 김현우 기자 실크등 길은 50여 그루 가로수에 약 1300개 실크등이 설치된다. 김현우 기자

해외에서는 “한국적인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전시”라며 연일 호평을 쏟아내고 전시회를 유치하고 있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실크등 전시를 접할 기회가 거의 없다.

진주남강유등전시관에 터널형이 만들어져 있지만 소규모이고, 특히 가로수 형태는 진주남강유등축제 등 축제 기간에만 볼 수 있다. 최근 제주도에 실크등 상시 전시장이 마련됐지만 상업 공간인 데다 육지 대비 접근성이 떨어진다.

이에 진주시는 진주실크의 아름다움과 정체성을 담은 실크 소망등과 공예등으로 상시적인 야간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진주 실크등 길’ 조성에 나섰다. 빠르면 9월 중하순에는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진주실크박물관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농공단지 입구에 조성 중인 실크박물관은 연면적 2932㎡,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로 조성되며 이달 중 개관을 앞두고 있다.

전국에 단 하나뿐인 실크 전문 박물관으로, 역사·직조·산업·과학·실크문양·아트 등 분야별 전시관과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될 예정이다.

여기에 농공단지의 가장 큰 취약점인 편의시설 확충도 어느 정도 해소된 상태다. 입주 장벽이 완화되면서 실크 관련 커피·베이커리가 들어섰고, 다양한 실크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실키안’ 판매점도 관광객 접근성이 좋은 곳으로 이전한다.

진주시는 실크전문농공단지가 단순히 공업단지가 아닌 바이오 융복합 산업의 전진기지이자 실크 문화산업의 핵심 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진주시 관계자는 “실크박물관 개관과 10월 축제에 맞춰 실크로드 개장을 준비 중이다. 실크로드가 완성되면 많은 사람이 실크등을 보기 위해 방문할 것이다. 실크에 대한 홍보는 물론 실크산업이 활성화되는 계기가 마련되는 셈”이라고 밝혔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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