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선생님이 존경받는 사회… 교육 근간은 교권 존중부터” 강재철 부산시교원단체총연합회장
동의대 교수, 작년 대학원장 취임
6월 17개 시·도교총회장에 선출
행정 경감과 교육 기회 균등 강조
교권 침해 대응 시스템 재정비도
“교권이 바로 서야 교육이 바로 섭니다. 선생님이 존경받지 못하는 사회에서는 아이들이 배울 수 있는 가치도 점점 사라집니다. 교육의 근간은 교권 존중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부산시교원단체총연합회(부산교총) 강재철 회장은 최근 잇따른 교권 침해와 교사들의 극단적 선택 등으로 인해 교육 현장이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다고 전하며, “이제는 교사들이 마음 놓고 가르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교육계 전체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강 회장은 현재 동의대 디자인조형학과 교수와 동의대 대학원장을 맡고 있다. 지난 2023년 교총 연임 선거에서 약 53%의 득표율로 28대 회장에 이어 29대 회장으로 당선됐다. 임기는 지난해 3월 1일부터 2027년 2월 28일까지 3년간이다. 지난 6월 중순에는 전국시·도협의회에서 17개 시·도교총회장협의회장으로도 선출됐다.
올해 7월 1일부터 전국 17개 시·도교총을 총괄하게 된 강 회장은 “각 지역별 교총은 각기 다른 지역 환경과 교육 과제를 안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원활한 소통을 위해 지역별 대표들이 참여하는 현장 혁신 포럼을 운영하고, 연간 1만 건 이상의 교원 제안을 처리해 온 디지털 의견 수렴 플랫폼을 더욱 효율적으로 운영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또 “교권 보호와 행정 경감, 지역 교육 기회 균등의 세 가지 현안을 최우선으로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교사의 행정 업무 과중은 수업 준비 시간의 감소로 이어지고, 이는 교육의 질 저하로 직결됩니다. 불필요한 서식과 평가 항목을 감축하기 위해 교사 행정 업무 표준 메뉴얼을 개발·보급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우수 교원을 지방 학교에 파견하고 해당 지역의 교원 역량 강화를 위한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해 지역의 학생들이 우수한 교사로부터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균등하게 부여받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최근 교육 현장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는 단연 ‘교권 회복’이다. 강 회장은 “교육 현장에서 교사들은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 있다”며 “사소한 훈육조차도 학부모의 민원과 고소로 이어지고, 교사의 권위는 점점 무너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산교총은 지난해부터 교권 침해 대응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재정비해 운영하고 있다. 피해 교사에 대한 법률 상담 및 의료 지원은 물론, 긴급한 상황에서는 즉각적인 현장 대응이 이루어지도록 했다. “교사도 누군가의 보호를 받아야 합니다. 학교 안에서조차 혼자 고립되는 상황은 반드시 막아야 합니다.”
교원단체장으로서 강 회장은 교육 현안이 정쟁에 휘말리는 상황에 대해서도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교육은 정치적 편향성의 문제가 아닙니다. 교사는 아이들의 미래만 보고 가야 하는 사람들입니다. 이념 대립보다 중요한 건 아이들의 성장과 학습권입니다.”
강 회장은 부산의 교육 발전을 위해 교육청 교권 보호, 교육 치유 등 다수 위원회에서 활동하며 정책 제언과 현장 의견을 전달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그리고 교총이 가진 중립성과 공공성, 전문성을 바탕으로 교육정책의 방향성에 대해 명확한 견제자이자 제안자 역할도 하고 있다. 그는 “교총은 정부의 하청기관도, 노동단체도 아니다”며 “교육계의 중립성과 전문성을 지키는 교사들의 대표 기관”이라고 설명했다.
강 회장은 마지막으로 “이제는 사회 전체가 교사를 다시 존중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업이 두려운 교사가 있는 한, 우리 교육의 미래는 불안할 수밖에 없다”면서 “교사가 자신의 사명을 온전히 펼칠 수 있도록 모두가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3월 동의대 대학원장에 취임한 강 회장은 대학원에 온라인 교육을 도입했으며, 내년부터 석·박사 연계 과정을 개설해 운영할 계획이다. 강 회장은 “대학의 행정 경험을 잘 살려서, 중등교육과 대학교육 간에 상호 정보 교류가 잘 이루어 질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충실히 이행해 대한민국 교육 발전에도 기여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변현철 기자 byunhc@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