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2025] 토요일 야외무대 최고 스타는 누구일까

김희돈 기자 happy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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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주말인 20일 오픈토크· 야외무대인사
정우 감독 데뷔작 '짱구' 배우들 총출동
한효주·오구리 슌 '로맨틱 어나니머스'
배종옥·김민철 '완벽한 집'도 무대 올라

거장들 '마스터 클래스' 열기 속에 진행
'프랑켄슈타인'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
기자회견에서 남다른' K무비 '애정 과시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이틀째인 지난 18일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프로젝트 Y' 오픈토크가 열리고 있다. 이지원 인턴기자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이틀째인 지난 18일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프로젝트 Y' 오픈토크가 열리고 있다. 이지원 인턴기자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 사흘째인 19일 주 무대인 영화의전당은 몰려드는 영화 팬과 관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초청작들이 선보이는 상영관뿐만이 아니다. 하루 종일 오픈 토크가 진행된 야외무대는 물론이고 푸드트럭과 이벤트 부스가 자리한 광장까지 시네마천국의 낭만을 즐기려는 이들로 넘쳤다. 개막 나흘째이자 주말인 20일에도 시네필의 눈과 귀를 붙잡을 이벤트들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일 년에 단 열흘간 열리는 시네마 천국, 한나절 비에 꺾일 기세가 아니다.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 이틀째인 지난 18일 오후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어쩔수가없다' 오픈토크가 열렸다. 박찬욱 감독과 배우들이 손을 흔들자 관객들이 일제히 스마트폰을 높이 들어 촬영하고 있다. 이지원 인턴기자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 이틀째인 지난 18일 오후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어쩔수가없다' 오픈토크가 열렸다. 박찬욱 감독과 배우들이 손을 흔들자 관객들이 일제히 스마트폰을 높이 들어 촬영하고 있다. 이지원 인턴기자

∎스크린 밖 별들의 향연

“와, 하정우다.” 19일 오전 11시 영화의전당 야외무대 곳곳에서 함성이 쏟아졌다. 하정우 감독의 네 번째 연출작 ‘윗집 사람들’ 출연진의 오픈토크가 시작되자 광장을 오가던 이들이 무대 앞 좌석으로 몰려들었다. 한국영화의 오늘 섹션에 초청된 ‘윗집 사람들’은 김선생(하정우)과 수경(이하늬), 정아(공효진)와 현수(김동욱) 부부가 밤마다 들리는 야릇한 층간 소음으로 빚어내는 상황을 유머 코드를 곁들여 버무린 실내극. 하정우, 공효진, 김동욱이 토크에 참여했다.

오후에는 갈라 프레젠테이션 섹션에 초청된 변성현 감독의 ‘굿뉴스’가 오픈토크 무대에 올랐다.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2017) ‘킹메이커’2022) ‘길복순’(2023)에 이어 네 번째 같은 작품에서 호흡을 맞춘 변 감독과 설경구는 입을 맞춘 듯 배우 홍경에 대해 칭찬을 늘어놓았다. ‘굿뉴스’는 1970년 발생한 비행기 납치사건을 영화화한 것으로, 평양으로 향하는 비행기를 구출하기 위해 나선 이들의 기상천외한 작전을 그렸다. 10월 17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오픈토크 사이사이 30분 간격으로 속도감 있게 진행된 야외무대인사에서도 스크린 밖으로 나온 스타들이 연거푸 등장하며 팬들을 즐겁게 만들었다. 이날 진행된 야외무대인사만 모두 여덟 차례. 김병우 감독의 ‘대홍수’에 출연한 김다미, ‘친애하는 X’의 김유정 김영대 김도훈 김이경, ‘결혼 피로연’의 윤여정과 한기찬, ‘프로텍터’의 밀라 요보비치 등 눈앞에서 펼쳐진 별들의 퍼레이드에 야외극장 객석과 무대 앞 간이 의자에서 박수와 함성이 끊이지 않았다.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 이틀째인 지난 18일 오후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열린 '보스' 오픈토크에서 배우들이 개봉 일자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인사하고 있다. 이지원 인턴기자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 이틀째인 지난 18일 오후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열린 '보스' 오픈토크에서 배우들이 개봉 일자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인사하고 있다. 이지원 인턴기자

휴일인 20일에도 국내외 톱스타들의 무대가 계속 이어진다. 오후 1시 시작하는 이날 첫 오픈토크에는 배우 정우의 감독 데뷔작 ‘짱구’ 팀이 총출동한다. 정우를 포함해 정수정, 신승호, 현봉식, 권소현 등이 대거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한국계 캐나다인 로이드 리 최 감독의 첫 장편 ‘루의 운수 좋은 날’ 오픈토크는 3시 30분 관객과 만난다. 올해 칸영화제 감독주간 상영작으로, 최악의 하루를 보낸 뉴욕 이민자 루가 다음 날 어린 딸과 함께 거리를 배회하는 48시간을 담았다.

앞서 오후 2시에는 한일합작 로맨틱 코미디드라마 ‘로맨틱 어나니머스’의 야외무대인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한국의 한효주와 일본의 오구리 슌이 남녀 주연을 맡아 초콜릿을 매개로 치유와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넷플릭스 드라마다. ‘온 스크린’ 섹션을 통해 전체 8부작 중 2편이 먼저 공개된다. 무대인사에는 두 배우와 츠키카와 쇼 감독이 참석한다. 이후에도 배종옥, 김민철 주연의 ‘완벽한 집’, 얼터너티브 팝 밴드 ‘더 로즈’(김우성, 박도준, 이하준, 이태겸)의 여정을 담은 다큐 ‘더 로즈: 컴 백 투 미’의 무대가 이어진다.


19일 오전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기자회견을 갖는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 자신의 신작 '프랑켄슈타인'을 소개하는 기자회견에서 K무비에 대한 사랑과 관심을 뽐내기도 했다. 정성운 인턴기자 19일 오전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기자회견을 갖는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 자신의 신작 '프랑켄슈타인'을 소개하는 기자회견에서 K무비에 대한 사랑과 관심을 뽐내기도 했다. 정성운 인턴기자

∎거장과의 묵직한 만남

세계적 영화 거장들의 작품 세계와 철학을 직접 들을 수 있는 ‘마스터 클래스’도 시네필의 큰 관심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 지난 18일 이란 자파르 파나히 감독(스토리텔링의 힘)의 첫 강의에 이어 19일엔 마이클 만 감독이 ‘‘히트’를 다시 말하다’라는 주제로 ‘히트’ 제작 뒷얘기와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90분간 풀어놓았다.

BIFF가 출범하던 1996년 국내에 개봉한 ‘히트’(1995)는 경찰과 범죄자 간 쫓고 쫓기는 사투를 그린 범죄 누아르 영화. 당시 할리우드를 주름잡던 최고 배우 알 파치노와 로버트 드 니로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같은 작품에 출연해 연기 대결을 펼쳤다. 할리우드 현존 최고 액션 거장으로 불리는 마이클 만 감독은 이후에도 ‘라스트 모히칸’(1992), ‘콜래트럴’(2004), ‘퍼블릭 애너미’(2009), ‘페라리’(2023) 등을 통해 선 굵은 작품을 잇달아 내놓으며 자신만의 영화 세계를 구축해 왔다.

‘마스터 클래스’는 △세르게이 로즈니차, 증언의 방식: 바라보고 기억하다(20일) △마르코 벨로키오, 주먹의 영화(21일) △줄리엣 비노쉬, 움직이는 감정(25일)까지 세 차례 더 진행 후 종강한다.

영화 ‘프랑켄슈타인’으로 갈라 프레젠테이션에 초청된 멕시코 태생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은 한국 영화에 관한 남다른 관심과 애정을 뽐냈다.

델 토로 감독은 이날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프랑켄슈타인’ 기자회견에서 박찬욱과 봉준호 감독의 작품을 연거푸 거론하며 “다른 나라 영화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박찬욱 감독에 대해 “혼돈과 부조리, 추악함 등을 작품에 다 담아낸다”고 평가한 그는 ‘살인의 추억’(2003)과 ‘괴물’(2006)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봉준호 감독의 영화를 분석하기도 했다. 기자회견 자리에 함께한 박가언 BIFF 수석프로그래머는 “델 토로 감독의 작품 세계와 철학이 진중하게 잘 전달돼, 마치 또 하나의 ‘마스터 클래스’를 듣는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김희돈 기자 happy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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