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바다 만끽하며 좋은 추억 쌓아… 내년에도 만났으면”
송도 해수욕장
세븐비치 어싱 챌린지 마지막
오전 비온 뒤 오후엔 날씨 ‘화창’
경품·음악 공연으로 분위기 업
룰렛 돌리기 이벤트에 긴 줄
7개 코스 완주자만 124명 달해
지난 20일 부산 서구 송도해수욕장에서 ‘맨발걷기 좋은 도시 부산 세븐비치 어싱 챌린지’ 행사가 치러졌다. 지난해 4월 해운대를 시작으로 부산의 7개 주요 해수욕장 해변을 맨발로 걷는 이 행사는 이날 송도편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이날 오전까지 내리던 비가 행사를 앞두고 그치면서 화창한 날씨 속에 가을 바다를 즐기며 마지막 맨발걷기에 도전하고자 한 시민들의 발걸음이 줄을 이었다.
김기무의 스트리트 드럼과 김재산의 기타 공연으로 흥을 돋운 행사는 송도해양레포츠센터 앞에 설치된 야외 무대 앞을 시작으로 송도 방파제 인근을 반환점 삼아 돌아오는 1.4km 코스로 진행됐다. 당초 코스에 포함됐던 송도 거북섬 구름산책로는 안전상의 이유로 코스에서 제외됐지만 일부 참가자들은 행사의 여운을 즐기기 위해 완주 후 찾기도 했다.
1000여 명이 모여 진행된 행사에는 타 지역민의 참여도 활발했다. 경남 김해시 장유신도시에서 초등학교 3학년을 비롯한 세 자녀와 함께 송도해수욕장을 찾은 임경화(41) 씨 부부는 “다대포·송정 해수욕장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인데, 아이들도 바다를 보며 맨발로 걷는 것을 무척 좋아해 이벤트가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푸른색 모자를 맞춰 쓰고 행사장을 찾은 일행도 있었다. 부산 해운대신시가지의 ‘수친자’(수영에 미친 자) 모임 소속 5명은 신문 기사를 본 한 멤버의 제안으로 이벤트에 참여하게 되면서 다섯 번째 발걸음을 했다. 하지숙(48) 씨는 “맨발걷기 자체는 힘든 운동이 아니지만 여러 챌린지를 통해 모임 멤버들과 추억을 쌓을 수 있었다”며 만족해 했다.
세븐비치 어싱 챌린지의 마지막인 이번 이벤트에선 7개 해변을 모두 완주한 도전자에 한해 기념 메달과 송도해상케이블카 왕복 탑승권이 부상으로 주어졌다. 1년 반에 걸쳐 부산 해수욕장 7곳을 무대로 치러진 대장정을 완수한 시민들은 124명에 달했다. 오려온 신문 기사를 손에 쥐고 행사에 참여한 박원근(85·부산 금정구 남산동) 씨는 첫 행사부터 참여한 지인들 가운데 모든 이벤트를 놓치지 않은 유일한 참여자가 됐다. 박 씨는 “혼자서는 어려운데 여럿이 하니 걷는 데 힘이 전혀 들지 않았다”며 “마지막이라 하니 무척 아쉬운데 내년에도 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한데 모은 완주 배지를 손에 든 성권철(51·부산 남구 감만동) 씨를 비롯한 길 걷기 동호회 멤버들. 윤여진 기자
길 걷기 동호회 소속 완주자들도 제법 있었다. 한데 모은 완주 배지를 손에 든 성권철(51·부산 남구 감만동) 씨는 “생업이 있으니 매번 주말에 열리는 이벤트 일정을 맞추는 것이 쉽지 않았고 오늘도 일을 잠시 미루고 왔다”면서도 “내년에도 이 행사가 열리면 반환점을 기념할 수 있도록 스탬프 찍기 같은 것이 마련돼도 좋을 것 같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모든 코스를 완주한 가족도 눈에 띄었다. 경남 진해시에서 온 성귀선(46) 씨 부부는 “아이 살을 빼고 가족 건강을 챙기기 위해 참여했다”며 “맨발걷기로 할 수 있는 다양한 코스가 마련된 일광해수욕장 이벤트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자녀 류영석(11) 군은 “해수욕장 7곳에서 걷는 것이 무척 힘들었지만 살 빼려고 노력했다”고 웃음지었다.
행사에서 마련된 다양한 부대 이벤트도 큰 인기를 모았다. 송도해상케이블카의 크리스탈 크루즈 왕복 50% 이용권을 건 룰렛 돌리기 이벤트엔 100여 m의 긴 줄이 이어졌으며, 한국건강관리협회가 마련한 건강체험 부스 역시 무료로 뇌파·맥파 검사가 진행되면서 참가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한편 이번 마지막 이벤트는 부산시와 부산시의회, 부산상공회의소, BNK금융그룹, 부산일보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부산맨발걷기좋은도시운동본부가 주관했다. BNK부산은행을 비롯해 부산미래IFC검진센터, 팬스타크루즈, 부산교통공사, 강림CSP, 금양, 송도해상케이블카, 대성문, 은산해운항공, 윈덤그랜드부산 등 지역 기관·기업의 후원이 잇따랐다.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