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2025] “결국 좋은 콘텐츠가 답”… 영화 미래 고민한 '포럼 비프'
영화·영화관 본질 회복 강조
21일 오후 1시 부산 해운대구 부산영상산업센터에서 포럼 비프 '멸종위기영화 K-무비, 다음 10년을 위한 대화'가 열렸다. 정성운 인턴기자
중반을 향해 달려가는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한국 영화와 영화 산업이 처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질 좋은 콘텐츠’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21일 오후 1시 부산 해운대구 부산영상산업센터에서 포럼 비프 ‘멸종위기영화 K-무비, 다음 10년을 위한 대화’가 열렸다. 영화산업 위기극복 영화인연대가 주최한 이날 포럼에서는 ‘장손’을 연출한 오정민 감독 등 영화인 7명이 한국 영화의 지속가능성과 새 생태계 구축을 위한 방향성과 실천 전략을 주제로 발제와 토론을 했다.
발제에 나선 패널들은 영화관만이 지닌 매력을 되찾고, 높아진 관객들의 눈높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 양질의 콘텐츠 제작에 답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OTT의 부상으로 콘텐츠 선정의 주도권이 영화 배급사 등 소수의 채널에서 소비자로 넘어간 현실을 인정하고 영화와 영화관이 잘할 수 있는 영역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 감독은 “과거 관객들은 영화관에서 쇼핑도 하고 데이트도 했지만, 오늘날 영화관은 더 이상 관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지 못하는 죽은 공간이 됐다”며 “극장에서만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영화를 만들어야 관객들이 다시 극장에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OTT 통합 검색 플랫폼 키노라이츠 양준영 대표이사도 “여전히 좋은 콘텐츠가 답”이라며 “여러 사람이 모여 한 공간에서 팝콘 냄새 맡으며 영화를 보는 것과 같은 영화관만의 경험을 브랜드화하자”고 제안했다.
열악한 영화계 노동 환경 개선에 대한 목소리도 나왔다. 영화 ‘3670’ 등에서 연출팀 스태프로 일한 김보경 씨는 “급격한 성장을 이룬 한국 영화 산업이 더 이상 현장과 작품을 사랑하는 노동자의 열정에만 기댈 수는 없다”며 “노동 조건이 지켜지는지 감독하는 현장 중재자 도입 등을 통해 인력이 현장을 떠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
앞으로 영화를 누fl고 만들 미래 세대에 대한 지원도 강조됐다. 미디액트 김세영 창작지원실 팀장은 “10대들에게 영화는 단순한 콘텐츠가 아닌 사회적 학습”이라며 “영화 토론 등을 통한 미디어 리터러시 향상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포럼 비프는 영화를 매개로 한 사유와 통찰, 담론 생산의 장을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지석영화연구소가 주관하며 3년 만에 재개됐다. 고 김지석 전 BIFF 부집행위원장 겸 수석 프로그래머가 2011년 시작한 부산영화포럼을 모태로 시작됐다.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