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중국, ‘중-유럽 북극 경유 정기선’ 띄운다
‘컨’선 ‘이스탄불 브리지’호 닝보항 출항
북극 경유해 18일만에 유럽 도달 서비스
러 항만 안거치고 중-서유럽 직접 연결 첫 사례
중국이 영국·독일·폴란드 등 4개국을 경유하는 ‘중국-유럽간 북극 경유 정기선’ 운항에 들어간 가운데, 해당 노선에 투입된 ‘이스탄불 브리지’호. 운항정보 사진 캡처
중국이 영국·독일·폴란드 등 4개국을 경유하는 ‘중국-유럽간 북극 경유 정기선’ 운항에 들어갔다.
25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중국은 영국·독일·폴란드 등 4개국을 기항하는 북극 경유 정기선 운항을 지난 23일 개시했다.
중국 해운사 하이제 쉬핑(Haijie Shipping)이 출시한 ‘중국-유럽 북극익스프레스’ 서비스가 그 것으로, 이 노선에는 4890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박스 1개분) 규모의 대빙 컨테이너선 ‘이스탄불 브리지(Istanbul Bridge)’호가 투입됐다. 이스탄불 브리지호는 지난 23일 닝보항을 출발한 것으로 운항정보를 통해 확이됐다.
이스탄불 브리지호는 현재 수에즈·파나마 운하 기준으로는 소형이지만, 북극항로 운항 선박으로서는 규모가 큰 편이다. 닝보에서 펠릭스토까지의 북극 구간은 18일이 소요될 예정으로, 수에즈 운하 경유(28일)보다 10일 단축된 기간이다.
이스탄불 브리지호는 중국 칭다오에서 출발해 상하이를 거쳐 닝보-저우산항에서 러시아 북동항로(NSR)로 진입한 뒤, 영국 펠릭스토, 네덜란드 로테르담, 독일 함부르크, 폴란드 그단스크 순으로 기항한다. 하이제 쉬핑 측은 짧아진 운송 시간으로 공급업체들이 제품을 빠르게 납품하고 재고 비용을 줄여 자본회전율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서비스는 중국에서 러시아 항만을 거치지 않는 직항 노선의 첫 사례로 주목된다. 이번 운항 서비스는 러시아 항만을 전혀 거치지 않는다는게 특징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북극항로를 통한 화물의 95%가 중국과 러시아간 운송에 집중됐지만, 이번 노선은 중국에서 서유럽으로 직접 연결하는 첫 사례다. 지금까지 여름철 북극을 통한 컨테이너 운송은 주로 단일 기항지를 대상으로 한 부정기선 형태였으나, 하이제 쉬핑의 새 서비스는 아시아와 유럽의 여러 항만을 기항하는 정기선 성격을 띄고 있다.
북극항로 항해 가능 기간이 7월 말부터 11월 초로 제한돼 있어 올해는 1항차만 운항 예정이지만, 향후 고급 대빙 컨테이너선을 확보하면 겨울과 봄까지 운항 기간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지난해 북극에서는 17척의 컨테이너선이 운항했으며, 대부분 중국의 뉴뉴 쉬핑라인(Newnew Shipping Line)이 운영했다. 뉴뉴쉬핑라인은 2023년 7항차 운항에서 2024년 13항차로 늘려 북극에서 약 2만TEU를 수송했다.
KMI 극지전략연구실 박예나 전문연구원은 “이번 중국의 북극 정기선 서비스 성공 여부에 따라 다른 해운사들의 참여 증가와 기존 수에즈 운하 중심의 아시아-유럽 해운 패턴에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