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중국 사상 첫 정기 컨선, 북극항로 상업화 경쟁 본격화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유럽~아시아 물류 선점 각축전 시작돼
과감한 결단으로 인프라 구축 서둘러야

북극해 노바야제믈랴 근처 해상을 운항 중인 중국 뉴뉴쉬핑 소속 일반 컨테이너선들. 부산일보DB 북극해 노바야제믈랴 근처 해상을 운항 중인 중국 뉴뉴쉬핑 소속 일반 컨테이너선들. 부산일보DB

북극항로는 유럽과 아시아를 최단 거리로 연결하는 새로운 길이다. 지구온난화로 북극항로 상용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세계 각국은 치열한 선점 경쟁을 벌이고 있다. 북극항로 최대 수혜 지역인 동아시아의 중국과 일본도 대대적인 인프라 확충을 추진 중이다. 특히 중국은 북극항로를 ‘빙상 실크로드’로 명명하는 등 가장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엔 북극을 경유하는 최초의 정기 컨테이너 노선 운항까지 시작했다. 동아시아 권역의 북극항로 상업화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한국도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 결정을 기점으로 북극항로 시대 준비를 본격화하고 있다. 문제는 속도다. 국가 차원의 한층 빠른 대응 전략이 절실하다.

중국 해운사 하이제 쉬핑은 북극을 경유해 18일 만에 유럽에 도달하는 컨테이너 정기선 노선인 ‘중국~유럽 북극익스프레스 서비스’를 이달부터 시작했다. 북극을 통한 첫 번째 정기 컨테이너 노선으로 기존 수에즈 운하 항로보다 10일(40%)이나 빠르다. 값싸고 빨라 화주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고 한다. 더욱이 이 노선은 러시아를 거치지 않고 서유럽으로 직접 연결된다. 선박은 중국 칭다오에서 출발해 상하이를 거쳐 닝보에서 러시아 북극항로로 진입한 뒤 영국, 네덜란드, 독일, 폴란드 순으로 기항한다. 이대로 가다가는 중국과 일본에 뒤처진다. 어영부영하다가 부울경이 북극항로 관문으로 발돋움할 절호의 기회를 놓칠까 우려된다.

중국의 이번 정기 노선 취항을 시작으로 북극항로를 이용한 물류 운송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전재수 장관이 이끄는 해수부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다. 부산항을 거점항구로 육성하는 것 등을 골자로 하는 관련 특별법 등 제도적 정비가 시급하다. 조선업계와도 극지 전용 선박 기술 연구, 관제시스템과 위성 항법 개발 등을 위한 긴밀한 협력에 나서야 한다. 북극항로를 운항하려면 러시아의 협조도 필요하다. 범정부 차원에서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에 나서는 등의 장기 전략이 추진되어야 한다. 특히 현재 가장 시급한 것은 최대한 빨리 북극항로 파일럿 운항에 나서 우리 정부의 항로 개척 의지를 세계에 보여주는 것이다.

북극항로는 부울경이 ‘글로벌 초역세권’으로 자리매김할 천재일우의 기회다. 거점항구에 대한 대대적인 인프라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 물류 환적과 생산, 재가공, 금융거래 등을 할 수 있는 배후단지 구축도 필요하다. 부울경 전체를 첨단산업기술 클러스터화해 환동해권을 아우르는 해양신산업 거점으로 탈바꿈시키는 것도 시급하다. 부산시도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야 한다. 울산, 경남과도 긴밀한 협력에 나서야 한다. 북극항로 정책은 부산을 글로벌 해양수도로 탈바꿈시켜 해양강국을 만들기 위한 초석이다. 과감한 결단과 추진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부와 부울경의 빈틈없는 전략 수립과 추진을 기대한다.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