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 대부’ 전유성 영면에 들다… 향년 76세
9월 25일 오후 폐기흉 증세 악화로 별세
3일 간의 희극인장 진행…28일 영결식·노제
개그계·연예계 깊은 슬픔과 애도 전해
개그맨 이홍렬이 2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신관 '개그콘서트' 녹화 스튜디오에서 엄수된 개그맨 전유성 노제에서 영정을 운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개그맨 최양락, 이봉원, 남희석 등이 2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신관 '개그콘서트' 녹화 스튜디오에서 개그맨 전유성 노제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개그계 대부’로 불리던 코미디언 전유성이 지난 25일 별세했다. 향년 76세.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3일 동안 희극인장이 진행됐으며, 28일 오전 영결식에 이어 전유성의 노제(路祭)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공개홀에서 열렸다.
이후 고인은 2018년부터 건강이 악화해 입원하기 전까지 머물렀던 전북 남원의 장지로 옮겨졌다.
대한민국방송코미디언협회에 따르면 전유성은 폐기흉 증세가 악화하면서 지난 25일 오후 9시 5분께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과거 폐렴을 앓았으며 코로나19 후유증으로도 고생해왔다. 최근에는 기흉으로 폐 일부를 절제하는 수술까지 받았으나 증상이 악화해 입원한 상태였다.
최근 야윈 모습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돼 건강 이상설이 불거졌고 지난달 부산코미디페스티벌 부대행사에 참여하기로 했지만, 건강 악화로 불참했다. 생전에 연명치료를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으며, 측근들과 장례 절차에 대해서도 직접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1949년 서울에서 태어난 고인은 서라벌고등학교, 서라벌예술대학 연극연출과를 졸업한 뒤 코미디 작가로 일을 시작했다. 1969년 TBC ‘쑈쑈쑈’의 방송 작가로 데뷔했으며 코미디언으로 전향해 ‘유머 1번지’, ‘쇼 비디오자키’에서 재치 있는 촌철살인 입담을 선보이며 시청자에게 얼굴을 알렸다.
2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신관 '개그콘서트' 녹화 스튜디오에서 개그맨 전유성 노제가 엄수되고 있다. 연합뉴스
개그맨 김학래가 2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신관 '개그콘서트' 녹화 스튜디오에서 엄수된 개그맨 전유성 노제에서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연합뉴스
1990년대에는 SBS ‘좋은 친구들’에서 자신의 이름을 내건 코미디 경연 ‘전유성을 웃겨라’를 선보였고, KBS 대표 개그 프로그램 ‘개그콘서트’의 개국에 앞장섰으며,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다양한 공연 무대도 선보였다.
2011년에는 경북 청도군에 국내 최초 코미디 전용 극장인 철가방극장을 열었고 4400회가 넘는 무대를 선보였다. 또 아시아 최초 코미디 축제인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에서 명예위원장을 맡으며 더 많은 코미디 무대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무엇보다도 개그맨 지망생, 무명 개그맨들을 발굴하고 사비를 털어가며 지원한 것으로 유명하다. 희극인이 코미디언이라고 불리던 시대에 ‘개그맨’이라는 단어를 처음으로 사용한 인물로도 알려졌다.
2007년에는 방송계에서 은퇴해서 경북 청도에 내려갔다가 청도 세계코미디아트페스티벌을 두고 군청과 갈등을 빚으면서 2018년 전북 남원으로 거처를 옮겨 여생을 보냈다.
고인은 1993년 가수 진미령과 결혼했다가 2011년께 뒤늦게 이혼 사실을 알렸다. 유족으로는 딸 제비 씨가 있다.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