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앞 '경주 APEC'… 정상 총결집, 북미 깜짝 회동 가능성도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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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미 복귀 이 대통령 APEC 준비 집중
APEC 21개 회원 가입, 트럼프·시진핑 등 참석
올해 세계 최대 외교 이벤트로 급부상
의장국인 한국, AI 협력과 인구구조 변화 대응 의제 제시
트럼프-김정은 깜짝 대면 가능성 여전히 남아

한국전력은 2025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26일 경주에서 'APEC 전력 확보 종합 상황실' 개소식과 '특별 기동대' 출정식을 열고 24시간 비상근무에 들어갔다고 28일 밝혔다. 연합뉴스 한국전력은 2025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26일 경주에서 'APEC 전력 확보 종합 상황실' 개소식과 '특별 기동대' 출정식을 열고 24시간 비상근무에 들어갔다고 28일 밝혔다. 연합뉴스

2025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3박 5일간의 미국 뉴욕 방문 일정을 마친 이 대통령도 당분간 올해 최대 글로벌 무대로 부상한 APEC 준비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APEC 일정 중 북미정상의 ‘깜짝 회동’ 여부는 최대 관전 포인트 중 하나로 꼽힌다.

29일을 기준으로 경주 APEC 정상회의가 32일 앞으로 다가왔다. APEC 정상회의는 내달 31일 경주에서 열린다. 올해 APEC 정상회의는 2005년 부산 회의 이후 20년 만에 한국에서 개최되는 것으로, 각국이 치열한 외교전을 벌이 상황 속 올해 최대 글로벌 외교 이벤트로 꼽힌다. 내달 31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개최되며 아시아·태평양 일대 주요국이 경주에 모여 세계 경제의 현재와 미래를 논의하게 된다.

APEC은 한국과 미국·일본·중국·러시아는 물론 호주·캐나다·베트남·멕시코 등 태평양 연안의 21개 회원이 가입해 있다. 홍콩처럼 나라가 아닌 경제 단위도 속해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각국 정상이 대부분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중 정상이 나란히 한국을 찾는 건 2012년 핵안보정상회의 이후 13년 만이다. 세계 경제의 핵심 두 축인 미국과 중국 정상이 일제히 APEC 참석을 예고하면서 이미 경주 APEC 정상회의 흥행 요소는 충족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경주 APEC 정상회의에서 한국은 의장국을 맡는다. 정부는 인공지능(AI) 협력, 인구구조 변화 대응이라는 두 가지 핵심 의제를 제시했다. 돌이킬 수 없는 흐름이 된 AI의 대두, 저출산·고령화로 요약되는 인구구조 변화를 APEC이라는 경제 공동체가 지향하는 경제 발전과 번영을 위해 어떻게 활용하고 또 대응해야 하는지 논의해보자는 취지다. 정부는 APEC 정상회의에서 AI와 인구구조 변화 대응을 논의해 두 분야에서 정상들 차원의 문서를 채택하는 것을 목표로 의제를 가다듬으며 APEC 회원들과 이를 공유하고 있다.

의장국인 한국 정부는 21개 APEC 회원 정상들의 합의 문서인 가칭 ‘경주 선언’ 도출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다자 간 무역체제에 대한 지지, 아태지역 무역 자유화라는 APEC의 전통적 지향점을 이번 정상회의에서도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특히 내용을 담더라도 어느 정도 수준의 문구로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심이다.

지난해 페루, 2023년 미국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에서는 세계무역기구(WTO) 중심의 다자 간 무역체제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한다는 내용을 담은 공동선언이 도출된 바 있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어려워졌다는 게 중론이다. 핵심은 고율관세로 글로벌 무역 체제를 뒤흔들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재선 이후 처음으로 참석하는 APEC 정상회의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다자주의 지지 등의 문구에 제동을 걸 가능성이 공산이 크다. 다자간 무역체제의 수호자 역할을 자처하는 중국은 이런 미국에 맞서 날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대립하는 입장 간 접점을 찾아 내야하는 의장국 한국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 외교 소식통은 “회원들의 합의 도출을 촉진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 우리의 기본적 입장”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미 정상의 깜짝 회동은 이번 APEC 정상회의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연내에 만나고 싶다고 밝혔고, 김 위원장은 지난 21일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트럼프에 대한 ‘좋은 추억’을 언급하며 비핵화 목표 포기를 전제로 대화할 수 있다며 화답하는 그림이 그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 중이던 2019년 6월 29일 트윗을 올려 김 위원장에게 ‘판문점 회동’을 제안했고, 그로부터 5시간 여만에 북한이 긍정적 담화를 내면서 이튿날 만남이 전격 성사된 전례가 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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