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토부 장관 가덕신공항 공기 연장 언급 적절하지 않다
"84개월 고수 바람직하지 않다" 발언
속도와 안전 충족하는 해법 제시해야
가덕신공항 조감도.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29일 세종시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가덕신공항 공사 기간을 84개월로 고수해 집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이에 대한 이유로 “공사 기간을 84개월로 할 경우, 실제 안전에 대한 문제 없이 진행할 수 있겠느냐는 의견이 다양하게 제기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김 장관의 이 말은 정부의 애초 계획인 가덕신공항 84개월의 공기 연장을 시사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 가덕신공항 공기 논란이 여전히 정리되지 않는 상황에서, 김 장관이 공기 연장을 언급한 것은 적절하지 않다. 논란을 매듭짓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혼선을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다.
가덕신공항 공사는 부지 조성 공사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현대건설이 공사 참여를 포기하면서 난관에 봉착해 있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4월 말 정부가 입찰 조건에서 제시한 공기인 84개월(7년)을 어기고 2년 긴 108개월(9년)을 반영한 기본설계안을 내놓았다. 국토부가 이 같은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자, 공사 불참을 선언했다.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은 지난 4일 새 사업자를 찾기에 앞서 개최한 비공개 토론회에서 공사에 111개월이 필요하다고 언급해, 입찰 조건의 쟁점인 ‘적정 공기’에 대한 논란은 더 커졌다. 지역에서는 정부가 ‘정답’이 없는 공기 논란을 마무리하고, 조속한 착공을 위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 장관은 29일 “가덕신공항의 좌초와 중단에 대한 의문을 가질 필요가 없고, 원래 약속한 대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재입찰 등 향후 과정을 연말 안에 결정해서 추진할 계획이며, 10월과 11월 초에는 국토부가 주관해 가닥을 잡겠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정부는 국책사업과 국가계약에 대한 신뢰를 지키기 위해 애초 약속한 84개월을 유지해 재발주에 나서야 한다. 정부가 공식 용역을 통해 도출하고 고시한 공기이기 때문이다. 부산시도 84개월 공기를 지키되 착공 이후 불가피한 여건 변화에 대해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더 이상 지체 없이 착공해 가덕신공항 적기 개항 약속을 지켜야 한다.
가덕신공항 건설은 현대건설의 입찰 조건 위반 이후 5개월째 멈춰 있다. 이로 인해 전체 사업 일정은 지연되고 추가 사업비 부담도 불가피하다. 지금도 시간은 속절없이 흐르고 있다. 국토부는 조속한 착공을 비롯해 가덕신공항 건설을 정상화할 수 있는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 공기 연장 가능성에 대한 부산 시민들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국토부가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하는 상황에서 혼선만 추가해서는 안 될 일이다. 가덕신공항 조기 완공은 대한민국 미래 성장 동력이자 글로벌 항공 물류 허브를 위한 절체절명의 과제다. 국토부는 가덕신공항 건설의 속도와 안전을 모두 충족하는 해법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