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똥과 커피찌꺼기 혼합, 고체연료로 사용…농진원, 실증사업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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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축분뇨 퇴비로 사용시 과영영화 등 우려
커피박 우분과 쉽게 혼합 사용 가능성 높아
축사 악취 줄어들고 친환경 연료로 사용돼

소똥을 커피찌꺼기와 혼합해 고체연료로 사용하는 실증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농진원 제공 소똥을 커피찌꺼기와 혼합해 고체연료로 사용하는 실증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농진원 제공

소똥을 커피찌꺼기와 혼합해 고체연료로 사용하는 실증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악취도 줄어들고 가축분뇨 고체연료 발열량 기준도 충분히 넘어서 친환경 연료로 사용될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농업기술진흥원(농진원)은 2025년 농업기술산학협력지원사업을 통해 충남대 이상민 교수팀과 함께 커피박과 특화 미생물을 활용해 우분을 고체연료로 전환하고 축산 악취를 저감하는 실증을 추진하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국내 가축분뇨 발생량은 2023년 기준 연간 5만 871톤에 이른다. 이 가운데 85%가 퇴비·액비로 처리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비료를 과잉 사용하게 되면 토양 과영양화, 지하수 오염 등 심각한 환경문제를 부른다. 이에 가축분뇨를 친환경적으로 처리하는 대안 마련이 절실하다.

충남대 연구팀은 커피 소비가 늘면서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커피박(커피찌꺼기)에 주목했다. 커피박은 대부분 매립·소각 처리돼 환경 부담을 주고 있으나, 발열량이 kg당 5600kcal로 높고 분말 형태라 우분(소똥)과 쉽게 혼합될 수 있다.

연구진은 커피박을 축사 깔짚 대체재로 공급해 우분과 자연스럽게 혼합·발효·건조시키는 과정을 거쳤다. 그 결과 축사 악취가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났다.

또 제작된 우분 고체연료는 가축분뇨 고체연료의 발열량 기준도 충분히 충족했다. 또 200톤 이상 대량 생산이 가능해 가축분뇨 발생량 감소와 함께 친환경 연료 공급 효과까지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실증에 참여한 마동농장 김한길 대표는 “깔짚과 혼합된 커피박을 사용하니 축사 악취가 크게 줄었고, 농가 분뇨가 연료로 쓰일 수 있다는 점이 인상 깊다”며 “이 사업이 지속돼 농가의 분뇨 처리 부담이 줄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연구진은 이번 성과를 토대로 우분 고체연료를 신재생에너지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발전소 시험 연소를 추진할 예정이며, 농가 보급·확산을 위해 현장 방문과 기술 시연회를 통해 정책 반영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농진원 안호근 원장은 “이번 실증은 축산 악취 저감과 신재생에너지 공급이라는 두 가지 성과를 동시에 달성한 사례”라며 “농진원은 자원순환 농업 사례를 발굴하고 확산해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강화하겠다”라고 밝혔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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