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로 원두 맛·성분 '척척'… 국내 첫 ‘커피 플랫폼’ 나왔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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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노파크, 차세대 커피 옥션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 첫 시연
원두 생산·물류 전 정보 분석
올해 테스트 후 내년께 상용화

30일 오후 1시께 부산 영도구 끄티 봉래에서 열린 데이터 기반 차세대 커피 옥션. 박혜랑 기자 rang@ 30일 오후 1시께 부산 영도구 끄티 봉래에서 열린 데이터 기반 차세대 커피 옥션. 박혜랑 기자 rang@

직접 커피 맛을 보는 대신 데이터를 기반으로 생두 가치를 평가하는 부산판 ‘커피 플랫폼’ 구축이 완료됐다. 해당 플랫폼을 통하면 샘플 생두를 분석해 정량적으로 생두를 평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생산 단계부터 물류 과정에서의 모든 생두 정보를 추적할 수 있다.

부산테크노파크는 30일 오후 1시께 부산 영도구의 복합문화공간 끄티 봉래에서 ‘데이터 기반 차세대 커피 옥션’(Next Generation Coffee Auction)을 열었다. 이번 행사는 플랫폼 구축 막바지 단계에서 테스트를 거치고 있는 플랫폼의 구동 원리를 설명하고, 실제로 해당 플랫폼에서 생두 평가를 진행해 보기 위해 열렸다. 행사장에는 커피 산업의 새로운 미래를 엿보기 위해 커피산업 산학연관 전문가, 커피업계 종사자 등 50명이 참여했다.

부산테크노파크는 2023년 커피산업에 블록체인 기술을 입혀 생두의 유통 이력을 추적하는 아이디어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023 연구개발특구육성사업’ 중 하나인 ‘기술사업화 협업플랫폼 구축사업’에 선정됐다. 3년간 국비와 시비, 민자 등 총 118억 2500만 원이 투입됐으며 해당 플랫폼은 구축을 마치고 테스트를 거치고 있는 단계다.

이날 참가자들은 컬럼비아의 대표 원두 생산자 브랜드인 ‘컬러 오브 네이처’ 생두 8종을 해당 플랫폼을 통해 분석된 정량적인 데이터와 커핑(실제로 맛을 보며 평가하는 것)을 통해 평가하는 시간을 가졌다.

해당 플랫폼에서는 생두 샘플을 NIR(근적외선분광분석기)를 사용해 로스팅된 이후의 원두 맛을 예측한다. NIR은 빚의 굴절을 통해 생두의 화학적 요소를 정량화하는 기술이다. 산미, 고소함 등 커피의 특정한 맛을 내는 화학적 성분을 구체적인 수치로 알 수 있다. 로스팅을 거친 원두로 커피를 만들어 맛을 보지 않고도, 생두 상태에서 완성된 제품의 맛을 수치로 알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생두 생산자 본인도 몰랐던 커피의 숨겨진 가치를 객관적인 자료를 기반으로 발굴할 수 있고, 구매자 또한 정확한 테이터를 통해 생두를 평가할 수 있다.

이렇게 정량화된 생두의 제품 정보는 플랫폼에 블록체인을 통해 저장되고, 해당 생두의 가치를 최대로 끌어낼 수 있는 로스팅 방법도 제시한다. 기존에 실제로 맛을 보며 감각에 의존하는 평가 방식인 ‘커핑’에 더해 데이터 기반의 생두 정량 평가 수치와 해당 생두에 맞는 최적의 로스팅 방법까지 알 수 있다. 생두 에그스톤의 정지훈 대표이사는 “해당 플랫폼을 이용하면 유명하지 않은 생두 생산자도 옥션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며 “구매자는 또한 전 세계의 커피를 전부 맛보지 않고도 커피의 정보를 알 수 있으며, 맛을 보지 않고도 내 취향에 맞는 생두를 구매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해당 플랫폼은 올해 테스트를 마무리하고, 내년께 상용화를 목표로 한다. 생두 수입 종사자들이 해당 플랫폼을 주로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테크노파크 담당자는 “다음 달 실제로 해당 생두의 정보를 가지로 옥션을 진행해 볼 계획이다”며 “올해 관련 기술 개발을 마무리하고 내년께 본격적으로 해당 기술 상용화 작업에 들어갈 전망이다”고 말했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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