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위기 ‘심각’ 단계, 1년 8개월 만에 하향하나
정은경 “추석 이후 하향 조정”
부산 종합병원 병상가동률 70%대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3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차 통합돌봄정책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2월 의정 갈등으로 사상 처음 내려졌던 보건의료 재난경보 ‘심각’ 단계가 이르면 이달, 1년 8개월여 만에 하향될 전망이다. 전공의들이 지난달 초 대거 복귀하면서 의료 현장이 이전과 거의 유사한 수준으로 돌아갔다는 평가에 따른 것인데, 부산의 경우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의 병상 가동률이 70~80%대까지 올라섰다.
30일 〈부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29일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추석 연휴까지 안정적으로 비상진료대책을 가동하고 이후 위기평가회의를 거쳐 ‘심각’ 단계는 하향 조정을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전공의들이 대거 복귀해 업무에 투입된 지 한 달가량 지난 가운데 정 장관은 의료 현장 안정화가 대체로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기준으로 입원은 (의정 갈등 전 대비) 거의 100%, 수술과 외래는 95% 수준으로 복구됐다”며 “다만 변화한 병원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정착되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보건의료 재난경보 단계는 지난해 2월 23일 전공의 대규모 병원 이탈로 사상 처음 ‘심각’ 단계가 발령된 이후, 1년 7개월가량 지난 시점인 현재까지 유지돼왔다. 앞서 정부는 전공의들이 하반기 모집에서 복귀한 뒤 병원 운영이 안정화되는 상황을 지켜보고 나서 재난경보단계 하향 발령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부산 지역 종합병원의 병상가동률도 대체로 회복됐다.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기준 부산 시내 상급종합병원 4개소와 종합병원 25개소의 병상 가동률은 78.9%로 나타났다. 종별로 보면 상급종합병원의 병상가동률은 79.3%, 종합병원은 78.8%이다. 의정 갈등으로 인한 전공의 집단 사직 사태가 발생하기 전 이들 병원의 병상 가동률은 72.3%였다.
경보 단계가 하향되면 정부의 비상진료체계 가동도 중단된다. 정부는 비상진료체계 유지를 위해 건강보험 재정을 대거 투입해왔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2월부터 올 6월까지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등에 건강보험 재정 1조 8060억 원이 지원됐다. 이 중 8884억 원이 중증·응급 입원 진료를 지원하기 위한 중증환자 입원 비상진료 사후보상, 응급·중증수술 가산 인상·확대에 쓰였다. 이 외에도 입원 진료 지원에 5189억 원, 응급진료체계 유지 지원에 3600억 원이 투입됐다. 다만 응급의료 체계 유지나 지역의료 강화를 위한 지원책은 당분간 지속돼야 한다는 시각이 있는 만큼 항목별 지원 지속 여부 등은 추가로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