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글로벌 SMR 시장… 지역 기업도 도전장
부산 사하구 본사 화신볼트산업
압력용기용 특수 체결 제품 준비
태웅은 캐나다에 단조 부품 공급
부산시도 보조기기 지원센터 신축
부산시는 강서구에 구축 예정인 ‘SMR 보조기기 제작지원센터’ 조감도. 부산시 제공
2030년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소형모듈원자로(SMR)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지역 기업들이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 기술 개발과 사업 재편에 미리 나서 미래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목표다.
2일 부산상공회의소 동남권사업재편 현장지원센터에 따르면, 부산 사하구에 본사를 둔 (주)화신볼트산업은 특수 볼트·너트 기술과 고온 열처리 기술을 기반으로 SMR 압력용기용 특수 체결 제품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화신볼트산업은 2024년 ‘3000만 불 수출의 탑’을 수상할 만큼 기술력이 입증된 기업이다. 같은 해 ‘부산형 앵커기업’, 2025년에는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현재의 사업 모델만으로도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향후 SMR 시장의 확대가 확실시되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사업 재편을 시도하는 것이다.
화신볼트산업 정태형 대표는 “AI 관련 산업이 성장하고 탄소중립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SMR 산업이 대두되고 있다”며 “향후 SMR 시장이 본격화될 경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미리 사업 재편과 투자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화신볼트산업은 SMR 관련 인력 20여 명을 추가로 채용하고 150억 원을 투입해 관련 기술 상용화에 나설 예정이다.
화신볼트산업뿐만 아니라 많은 지역 기업이 SMR 사업 선점에 나서고 있다. 창원에 소재한 (주)상림엠에스피도 그중 하나다. 상림엠에스피는 대형 공작기계, 자동용접 로봇 시스템 등을 주력으로 하며, 이를 기반으로 SMR 관련 부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미 SMR 시장에서 성과를 내는 기업도 있다. (주)태웅은 지난 2월 캐나다에 설치될 300MW급 SMR에 원전용 단조 부품을 공급하기로 했다. 태웅은 SMR 시장 확대를 필연적으로 보고 기술 개발과 생산 능력 확대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사)한국원자력기자재진흥협회 등에 따르면 글로벌 SMR 시장은 2030년부터 본격화돼 그 규모가 600조 원 이상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 따르면 부산 지역 내에는 한국수력원자력, 두산에너빌리티 등 국내 주요 원전 기업과 거래하는 기업이 110여 곳에 달하며, 이들 상당수가 SMR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시도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강서구 미음동에 295억 원을 투입해 ‘SMR 보조기기 제작지원센터’를 구축한다. 센터는 부지 3990㎡에 지상 2층 규모로 건립되며, 12종의 장비가 도입될 예정이다. 공사는 2028년 12월에 완료된다.
(사)한국원자력기자재진흥협회 관계자는 “현재 러시아나 중국 등에 비해 국내 SMR 기술 경쟁력은 보완이 필요한 실정”이라며 “시장이 본격화되기 전 기술 개발에 역량을 집중해야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역 기업들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성장하기 위해 정부와 부산시의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