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고속도로 전기차 충전기 1590기뿐…명절 연휴 ‘충전 대란’ 우려
고속도로 휴게소 전기차 충전기 36%가 ‘저속 충전기’
일부 구간 충전소 간격 최대 74km…‘충전 불안’ 가중
이건태 “급속충전 확대·간격축소·충전인프라 확충 시급”
현대차 캐스퍼 취향 충전소 팝업 전시장(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현대자동차·기아 제공. 연합뉴스
이건태 의원실 제공
올해 추석 연휴에 전국 고속도로를 오가는 전기차는 약 170만 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휴게소 내 충전기는 211개소 1590기에 불과해 ‘충전 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건태 국회의원(경기 부천병)이 3일 한국도로공사 제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추석 연휴기간(10월 2~12일) 고속도로 이용 차량은 총 5962만 대, 일평균 542만 대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전기차는 170만 대, 일평균 15만 대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오는 5일부터 7일까지 사흘간은 전체 1803만 대 중 전기차만 52만 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 추석 같은 기간 대비 전체 통행량은 5.8%, 전기차는 18.2% 각각 증가한 수치다.
이건태 의원실 제공
문제는 충전 인프라다. 현재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의 전기차 충전기는 1590기뿐이며, 이 중 43%가량은 100kW(킬로와트) 이하 저속 충전기다. 충전 속도별로는 50~100kW급이 573기(36%), 100~300kW급 545기(34%), 300kW 이상은 472기(30%) 수준이다. 경부선만 보더라도 253기 중 109기가 저속 충전기로 확인됐다.
이건태 의원실 제공
충전소 간격 역시 충분히 촘촘하지 않았다. 전국 평균은 약 30km지만, 광주대구선은 50.5km, 당진영덕선 45.0km, 통영대전선 42.3km, 중앙선 42.0km로 평균치를 크게 웃돌았다. 일부 장거리 구간은 중앙선 안동~단양팔경 70km, 중부내륙선 창서~남성주참외 62km, 광주대구선 거창~지리산 61km에 달해 전기차 운전자들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이에 따라 명절과 같이 차량이 몰리는 시기에는 충전 대기 시간이 길어지고, 자칫 충전 시기를 놓칠 경우 고속도로에서 멈춰 서는 위험까지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건태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이 2030년까지 전기차 보급률 50% 달성을 목표로 제시한 만큼, 정부가 충전 인프라 확충에 속도를 내야 한다”며 “특히 고속도로에는 출력 높은 급속 충전기를 확대하고 휴게소 간 간격을 줄이는 등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자사업자가 충전 인프라 확충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정책적 유인과 제도적 방향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