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긴급구조 위치 제공 갤럭시보다 10배 느려 비난
안드로이드 2초 vs 아이폰 20초…구조 지연 우려
김장겸 “국민 생명 위해 제도적 장치 필요”
아이폰 국내 점유율 2년새 7% 포인트 감소
애플의 신제품 아이폰17 시리즈 공식 출시일인 지난달 19일 서울 중구 애플 명동점에서 시민들이 제품을 둘러보고 있다.연합뉴스
국내 시장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는 애플 아이폰이 긴급 상황에서 위치 정보를 전달하는 데 삼성전자 갤럭시 등 안드로이드폰 대비 10배 가량 느려 비난을 사고 있다. 아이폰 국내 보급대수가 1000만 대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비상상황 발생시 아이폰 신고의 경우 초동 조치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1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이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애플은 경찰·소방 등의 제3자 구조 요청에도 긴급 통화 종료 후 5분 동안만 제한적으로 위치 정보를 제공하며 실시간 제공은 하지 않는다.
또한 국내 단말기처럼 기지국·GPS·와이파이 신호를 개별적으로 제공하지 않고, 이들 신호를 결합한 자체 복합 측위 방식 ‘HELO’를 통해서만 위치 정보를 제공한다.
하지만 올해 실시된 긴급구조 위치정보 품질 사전시험 결과 아이폰의 응답시간은 평균 20초였다. 이는 2초 안팎인 이통3사의 안드로이드폰 평균 응답시간(기지국 1.3초, GPS 1.7초, 와이파이 2.4초)과 크게 차이가 났다.
애플 측은 다양한 정보를 충분히 분석·계산해 정밀한 위치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20초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는 입장으로 전해졌다.
피해자가 정지 상태일 경우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지만 이동 중이라면 구조 시급성을 떨어뜨려 경찰·소방 등 구조기관의 초동 대응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실제로 최근 3명의 사망자가 나온 서울 관악구 칼부림 사건 당시 경찰이 최초 신고 접수 후 3분 만에 현장으로 출동했으나, 정확한 위치를 찾지 못해 도착까지 20분이 소요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신고자가 아이폰 사용자이었기 때문에 경찰이 현장 출동에 어려움을 겪었다.
애플은 제3자 긴급구조 요청에 따른 위치정보 제공이 글로벌 정책, 개인정보 보호, 단말기 보안성 측면에서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장겸 의원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긴급구조기관에 위치정보가 신속하고 정확하게 제공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며 “긴급 상황에서 실효성 있는 구조를 위해 위치정보 제공 시간을 확대하고, 본인이 구조를 요청할 수 없는 경우에 대비해 제3자 구조 요청에 따른 위치정보 제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7월 국내 스마트폰 점유율은 삼성전자 82%, 애플 18%이다. 삼성전자는 처음으로 국내에서 점유율 80%를 넘어섰다. 애플은 지난 2023년에만해도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25%에 달했는데 2년새 7%포인트 감소했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