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찰, 캄보디아 한국 대학생 고문·사망 사건 공동 부검
지난 8월 한국인 대학생이 캄보디아에서 고문당한 뒤 숨진 사건 관련 캄보디아 깜폿지방검찰청 대변인 명의 발표문. 연합뉴스
캄보디아에서 경북 예천 출신 대학생이 숨진 사건과 관련해 한국 경찰이 현지 당국과 공동 부검을 추진한다. 현지 검찰은 중국인 3명을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12일 경북경찰청에 따르면 경북청 형사기동대는 본청 과학수사대와 함께 캄보디아 현지에서 숨진 20대 남성 박 모 씨에 대한 공동 부검을 이달 중 진행할 예정이다. 캄보디아 경찰은 부검에 앞선 검안에서 사망 원인을 ‘심장마비(고문으로 인한 극심한 통증)’로 기재했다. 단순 검시 결과만으로 사인을 확정할 수 없다고 판단한 한국 경찰은 부검에 합류하기로 했다. 경찰은 캄보디아 측과 일정 협의가 마무리되는 대로 출국할 계획이다.
대학생인 박 씨는 지난 7월 17일 가족에게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며 캄보디아로 출국했다가 3주 뒤인 지난 8월 8일 오전 2시께 깜폿 보꼬산 인근 검은색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박 씨가 발견된 지역은 한국인을 상대로 한 취업 사기와 감금 피해가 잇따라 발생한 곳이다. 경찰이 발견할 당시 박 씨 온몸에는 많은 멍 자국과 상처와 같은 심각한 고문의 흔적이 있었다.
현지 경찰은 박 씨와 차에 함께 있던 A 씨 등 중국인 용의자 2명을 곧바로 체포했다. 이후 현지 수사 당국은 범행 현장으로 추정되는 보꼬산 인근 빌라를 급습했다. 이곳에서 30대 중국인 공범 1명을 추가로 검거해 구속했다. 캄보디아 깜폿지방검찰청은 살인과 사기 혐의로 A 씨 등 30~40대 중국인 3명을 구속기소 했다.
한국 경찰은 박 씨를 캄보디아로 유인한 국내 대포통장 모집책 1명을 지난달 구속 송치했다. 박 씨와는 사회에서 알게 된 사이로 조사됐다. 경찰은 계좌 거래 명세와 통신 기록 등을 토대로 대포통장 모집책의 상선 조직도 추적하고 있다. 경찰은 상선 조직 등을 상대로 박 씨가 캄보디아 현지에서 장기간 억류됐다가 사망하게 된 경위를 수사할 방침이다.
시신 인도와 장례 절차는 캄보디아 수사 당국의 수사 절차가 마무리된 뒤에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 등에 따르면 유족은 숨진 아들의 시신 인도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