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 탄 韓 금융시장…증시·환율 ‘휘청’
개장 직후 사상최고치 뚫어
중국발 악재에 발목
환율 하루 만에 다시 1430원대
안전자산 금값은 연일 최고치
코스피가 미중 무역갈등 재격화 불안에 하락 마감한 1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룽 현황판에 코스피 종가가 표시돼있다. 연합뉴스
14일 장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거침없는 상승세를 나타냈던 코스피가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 재격화 우려에 하락 전환하며 장을 마쳤다. 전날 외환당국의 개입으로 다소 안정된 모습을 보였던 원달러 환율 역시 하루 만에 1430원대로 올라서며 금융시장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2.74포인트(0.63%) 내린 3561.81로 장을 마쳤다. 지수는 19.57포인트(0.55%) 오른 3604.12로 개장한 직후 지난 10일 기록된 직전 장중 사상 최고치(3617.86)를 갈아치웠다.
특히 오전 9시 32분엔 3646.77까지 치솟았다. 다만 이후 상승분을 일부 반납한 채 3620선 주변을 오가다가 낮 12시 45분 전후부터 급격히 하락하며 한때 3535.52까지 떨어졌다가 막판에 낙폭을 일부 회복했다.
주된 배경으로는 미중 무역 갈등이 본격화할 것이란 우려가 재점화된 상황이 꼽힌다. 미국과 중국이 서로 선박 입항수수료를 부과하는 등 해운·조선업 분야에서 갈등을 빚는 와중에 중국 정부가 한화오션의 미국 자회사 5곳을 겨냥한 제재를 발표한 것이 계기가 됐다. 미중 갈등이 완화될 것이란 시장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개인은 4857억 원과 704억 원을 순매수했다. 기관은 6286억 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 지수도 전장보다 12.53포인트(1.46%) 내린 847.96으로 장을 마쳤다.
국제 금값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거듭 갈아치우고 있다. 전날 시카고파생상품거래소그룹(CME) 산하 금속선물거래소 코멕스(COMEX)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은 전장보다 3.3% 오른 온스당 4133.0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온스당 4018.3달러로 거래를 개시한 금 선물은 장중 한때 4137.2달러까지 치솟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전쟁, 주요국 재정 불안 우려 등이 안전자산으로의 채권의 역할에 의문을 제기하게 만든 것이 금값 상승에 영향일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JP모건과 골드만삭스 등 주요 투자은행(IB)은 금 가격이 온스당 48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전일보다 5.2원 오른 1431.0원을 기록했다. 주간 거래 종가 기준으로 1430원대는 지난달 29일(1437.3원) 이후 5개월 반 만에 처음이다.
환율은 전날 장 초반 1434.0원까지 올랐다가 외환당국 구두개입에 1420원대로 내렸는데, 결국 하루 만에 다시 1430원을 넘어섰다. 역시 미중 무역 갈등이 재부각되면서 위험회피 심리가 되살아난 영향이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