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청년들과 AI가 함께 만든 뮤지컬 '한여름밤의 꿈'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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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부산문화회관, 대학생 작품제작·참여지원 사업
연극·음악극·오페라·무용·전통음악 등 5개 장르 선정


뮤지컬 '한여름 밤의 꿈' 이미지. 부산문화회관 제공 뮤지컬 '한여름 밤의 꿈' 이미지. 부산문화회관 제공

부산 지역 대학생들이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융합 제작 뮤지컬 ‘한여름 밤의 꿈’을 무대에 올린다. 부산시와 부산문화회관의 ‘2025년 대학생 작품제작·참여지원 사업’을 통해서다.

두 기관은 2022년부터 지역 대학생과 청년 예술인 등 예비창작자들이 연극·오페라·음악극·무용 등의 공연 작품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사업을 펼쳐오고 있다.

셰익스피어의 5대 희극 가운데 대표작인 ‘한여름 밤의 꿈’은 동서대 뮤지컬엔터테인먼트과 오세준 교수가 새롭게 각색했다. 특히 챗지피티(GPT-5)와 퍼플렉시티 프로 등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해 대본과 가사 초안, 장면별 연출, 지문, 대사, 넘버 구조를 설계했다. 또 AI 작곡 프로그램인 ‘수노 송메이커’(SUNO Song Maker Capella)를 활용해 가사와 스타일 가이드를 기반으로 음악 트랙과 보컬 샘플을 제작했다. 이를 통해 K팝, 뮤지컬 넘버, EDM, 오케스트라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음악적 구현을 시도했다.

이번 공연은 동서대 산학협력단의 2025년 산학공동 기술개발 과제인 ‘인공지능 기반 지역 대표 브랜드 문화공연 뮤지컬 콘텐츠’로도 선정돼 AI와 공연예술의 융합을 통한 공연예술 창작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공연은 오는 19일 부산문화회관 중극장 무대를 통해 처음 선보일 예정이다.

연극, 음악극, 오페라, 무용, 전통음악 등 5개 장르에서 작품 제작 지원도 이뤄졌다. 음악극 장르에서는 ‘안디뮤직’의 음악극 ‘겉바속촉 부산’을 선보인다. ‘안디뮤직’(An die Musik)은 독일어로 각기 다른 색과 개성을 가진 청년 음악가들이 음악을 통해 하나로 화합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번 작품은 부산 사투리의 억척스러움과 따뜻한 정서를 영상·연극·해설을 결합해 풀어내고, 재즈·록·국악 사운드를 교차시켜 부산의 다채로운 이미지를 감각적으로 표현한다. 오는 5일 부산시민회관 소극장 무대에 오른다.

‘안디뮤직’의 음악극 ‘겉바속촉 부산’. 부산문화회관 제공 ‘안디뮤직’의 음악극 ‘겉바속촉 부산’. 부산문화회관 제공

오페라 장르에서는 ‘아미치 델라 무지카 오페라단’의 창작 오페라 ‘놀부전’이 선정됐다. 박창민 작곡, 김재희 대본의 이번 작품은 전통 설화 ‘흥부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탐욕과 갈등, 사회 풍자를 희극적 형식과 동시에 오페라로 연출하여 한국어 특유의 운율과 대사 중심 음악을 선보인다. 오는 7일 부산시민회관 소극장에서 공연한다.

‘아미치 델라 무지카 오페라단’의 창작 오페라 ‘놀부전’. 부산문화회관 제공 ‘아미치 델라 무지카 오페라단’의 창작 오페라 ‘놀부전’. 부산문화회관 제공

무용 장르에서는 청년 창작춤 프로젝트 팀 ‘DANCE PROJECT P&U’의 ‘프로젝트 P&U – 오래된 새로움’이 펼쳐진다. 부산대 한국무용 전공생들로 구성된 이 팀은 전통춤의 깊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움직임을 실험하며 한국무용의 동시대적 표현을 탐구한다. 전통과 철학을 오늘의 몸으로 사유하고 표현하는 흔적으로 무대를 채운다. 오는 22일 부산대 1016기념관에서 관람할 수 있다.

전통음악 장르에서는 ‘한국민속음악연구회 남쪽풍류’의 무속음악 ‘해원解冤, 풀어내리다’가 무대에 오른다. 부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젊은 국악인들로 구성된 이 단체는 잊혀가는 옛 소리의 가치를 현대적으로 재조명하고 있다. 이번 공연은 무속음악(굿 음악)의 원초적 생명력과 치유적 힘을 토대로, 관객이 ‘한 명의 혼’이 되어 평안을 찾아가는 과정을 4막으로 풀어낸다. 특히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허물어 ‘살아있는 굿판’을 구현함으로써, 관객을 단순한 구경꾼이 아닌 치유의 주체로 이끈다. 오는 29일 부산대 1016기념관에서 공연된다.

‘한국민속음악연구회 남쪽풍류’는 무속음악 ‘해원解冤, 풀어내리다’를 공연한다. 부산문화회관 제공 ‘한국민속음악연구회 남쪽풍류’는 무속음악 ‘해원解冤, 풀어내리다’를 공연한다. 부산문화회관 제공

연극 장르에서는 극단 판플의 ‘시라노 2.0’이 선정됐다. ‘판타스틱 플레이(Fantastic Play)’의 줄임말인 ‘판플’은 부산의 청년 예술인들이 모여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는 공연 예술집단이다. 이번 작품은 고전 ‘시라노 드 베르주라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데이팅 앱과 채팅 등 디지털 시대의 소통 방식을 통해 외모 지상주의와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묻는다. 지난달 18~19일 소극장6번출구 무대에서 공연했다.

공연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부산문화회관 홈페이지(www.bscc.or.kr)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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