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에만 가상자산 124조 해외 유출
2년 만에 3배 규모 유출 폭증
국내 입고 금액은 123조 원
10일 한 시민이 서울 강남구 빗썸 라운지 앞을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들어 국내에서 해외 가상자산거래소로 빠져나간 자금이 124조 원을 넘어섰다.
1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이 국내 5대 가상자산거래소(업비트·빗썸·코빗·코인원·고팍스)로부터 받은 해외 입출고 자료에 따르면 올해 9개월간 해외 거래소로 출고된 금액은 124조 3000억 원에 달했다. 이는 2023년(45조 원)의 3배에 달하는 규모다.
거래소별로는 국내 점유율 1위인 업비트가 74조 3000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점유율 2위 빗썸이 44조 1000억 원으로 뒤를 이었다.
반면 해외 거래소에서 국내 거래소로 입고된 금액은 123조 5000억 원이다. 사실상 8000억 원가량을 밑진 셈이다.
작년 입고액도 123조 원으로 출고액과 2조 8000억 원의 차이가 났다. 박 의원은 국내 거래소와 달리 해외 거래소는 선물 투자 등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보유한 탓에 국부가 지속 유출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는 코인 과세를 앞두고 국내에서 빠져나간 가상자산과 수익을 추적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투자자들이 해외의 어떤 거래소에서 어디에 투자하는 지를 살펴볼 수 있는 시스템이 부재하기 때문이다. 사실상 납세자의 신고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박 의원은 “국세청의 고의적 탈세·축소 신고를 걸러낼 인력도 시스템도 미흡한 상황에서 투자자 보호와 과세 대비는 구멍투성이”라며 “가상자산 유출에 대비한 정부의 제도 개선과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leejnghu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