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지핀 개성공단 재가동 논의… 지역 신발업계 기대감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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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통위 국감서 정동영 업무보고
남북 교류 복원 조직개편안 발표
원부자재업체 경쟁력 회복 ‘기회’

15일 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와 개성공단 일대. 연합뉴스 15일 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와 개성공단 일대. 연합뉴스

통일부가 개성공단 재가동을 위한 조직을 신설·복원키로 하면서, 지역 신발업계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생산 공장이 베트남 등 해외로 이전하며 경쟁력을 잃었던 원부자재업체들은 경쟁력을 살릴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통일부는 지난 14일 남북 대화와 교류 협력 조직을 복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조직개편안을 발표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 업무보고를 통해 개성공단 재가동을 위한 개성공단지원재단 복원 추진 방안까지 밝히면서 재가동 논의에 불을 지폈다.

개성공단 재가동 움직임에 지역 신발업계는 조심스럽지만 고무된 분위기다. 과거 개성공단 운영 당시에는 부산 신발기업 4개, 섬유기업 1개가 입주했다. 지역 신발업체인 삼덕통상은 개성공단 폐쇄 직전 123개 입주 기업 중 최대 규모인 약 3000명의 북한 근로자를 고용하며 남북 경제 협력의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시 신발 원부자재를 생산하던 지역 업계 역시 낙수효과를 누렸다. 부산에서 개성까지 2일이면 충분했던 짧은 유통망이 부산 신발업체의 장점이었다. 2000년대 중국의 인건비 상승과 정치적 이슈로 대체 생산지가 필요했던 상황에서 신발 기업들은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과 함께 개성공단을 후보지로 삼았다.

하지만 개성공단이 2016년 2월 폐쇄된 이후 지역 원부자재업체들은 유통망이라는 최대 장점을 잃었다.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까지는 보름 가까이 시간이 소요됐다. 게다가 현지 시장에는 중국산, 베트남산 등 저가 원자재들이 밀려들면서 지역 원부자재업체 경쟁력은 더 약화됐다.

신발업계 관계자는 “초창기와 비교해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도 경제 성장에 따라 인건비, 공장 부지 비용 등이 두 배 가까이 올라 결코 저렴하지 않다”며 “일부 기업은 대체 시장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테크노파크 강영호 신발패션진흥단장은 “개성공단이 재개되면 저렴한 인건비를 활용한 경공업 중심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개성공단 재가동까지는 여전히 난관이 많다. 전문가들은 개성공단 재가동 등 남북 경협 추진이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를 위반할 수 있다는 점을 최대 우려 사항으로 꼽고 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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