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 맡긴 90대 노인 휴대폰으로 2억 원 펑펑 쓴 대리점 직원, 징역 2년
위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 없음. 클립아트코리아
휴대전화 수리를 맡긴 90대 노인의 개인정보로 통장에서 돈을 빼내거나 대출을 받아 수억 원의 손해를 입힌 30대 대리점 직원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안양지원 형사4단독은 사기, 사전자기록등위작, 컴퓨터 등 사용 사기 혐의로 구속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A 씨는 지난해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경기도 군포시의 한 휴대전화 대리점에서 판매직원으로 근무하던 중, 손님으로 알게 된 B 씨의 휴대전화에 설치된 은행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B 씨의 돈을 본인 계좌로 무단 이체하고 B 씨 명의로 카드 대출을 받는 등 2억 원가량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B 씨 이름으로 신용카드를 발급받아 임의로 사용하고, B 씨로부터 휴대전화를 건네받아 인터넷 쇼핑몰 사이트에서 물건을 구매하기도 했다.
그는 B 씨가 휴대전화 고장 수리를 위해 신분증과 신용카드가 들어있는 휴대전화를 맡기고 간 것을 악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범행이 들키지 않기 위해 자신의 거주지로 대출 관련 우편물을 받고, B 씨에게 안부 전화를 하거나 자택까지 방문해 피해자가 자신의 범행을 알고 있는지 확인하기도 했다.
범행 금액은 해외여행과 사치품 구매 등에 사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B 씨의 자녀가 통장을 확인하던 중 잔액이 없는 것을 발견하면서 들통났다.
재판부는 "피해 회복을 위해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았고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고 판시했다.
다만 "피고인이 잘못을 인정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 벌금형을 초과하는 범죄전력이 없는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김주희 부산닷컴 기자 zoohihi@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