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블록체인특구 부산 유치가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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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금융·IT 연합 거래 플랫폼 도전
디지털금융 중심지 도약 중대 전환점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전경. 부산일보DB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전경. 부산일보DB

비금융 자산을 조각 형태로 매매하는 행위는 정식 금융업 밖에서 한시적 실험 특례 대상이었다. 그런데 금융위원회가 기존 규제 샌드박스를 정식 제도로 전환하기로 하자 부산의 핵심 금융·IT 기업이 조각투자 장외거래소(유통 플랫폼) 인가를 받기 위해 연합 전선을 구축했다. 〈부산일보〉 보도에 따르면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인가전에 출사표를 낸 ‘한국거래소·코스콤 컨소시엄’에는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BDAN), 코스콤, 펀블, 세종DX, BNK투자증권, 부산은행, 경남은행 등이 포함돼 있다. 이 시도가 성공하면 부산은 서울 여의도 중심의 전통 금융 구조에 대칭되는 디지털금융 중심지의 입지를 다지게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부산은 이미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 한국자산관리공사(KAMCO) 등 금융 공공기관이 집적된 금융중심지다. 하지만 일부 기관의 이전만으로 여의도 중심의 금융 생태계에 파열구를 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조각투자 장외거래소는 전통 금융과 차별화된 신금융 생태계 중심지로 도약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어서 부산에 중요한 기회다. 조각투자 장외거래소는 증권형 디지털 자산이 거래되는 첫 제도권 시장이다. 부동산, 예술품, 콘텐츠, 음악 저작권, 스타트업 지분 등 다양한 실물 자산을 증권화해 거래할 수 있어, 주식시장 성장 속도를 능가할 수 있다. 부산을 디지털금융 중심지로 이끄는 견인차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부산 컨소시엄이 지역 금융권과 IT 기업이 의기투합해 구성된 점도 의미가 크다. 중앙 금융권이 주도하는 기존 시장 구조와 달리, 지역 금융기관이 운영사로 참여하는 지방 분권형 금융 혁신 모델로 평가할 수 있다. 지역 주도 컨소시엄은 역내 산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조각투자 장외거래소가 부산에 설립되면, 지역 내 관련 핀테크·스타트업·법률·회계·데이터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자산의 발행에서 유통까지 전 거래 과정을 부산에서 처리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부산형 블록체인·핀테크 클러스터’가 구축되는 효과까지 얻는다. 또 미래형 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의 선순환도 기대된다.

국토균형발전은 금융 부문에서도 마찬가지로 구현돼야 한다. 서울 여의도가 전통 증권 중심이라면, 부산은 디지털금융과 자산토큰화 중심지로 차별화될 수 있다. 실험과 인프라의 수준에 머물렀던 블록체인특구 부산이 디지털 자산의 유통을 매개하는 플랫폼을 유치하는 것은 타당하고 시의적절하다. 산업 생태계와 업계의 의지, 실현 가능성을 감안할 때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입지로 부산이 최적지다. 금융위원회는 2곳을 인가할 예정인데, 그중의 한 곳은 당연히 부산 컨소시엄이어야 한다. 부산은 기존 금융중심지에서 디지털금융 중심지로 도약할 수 있는 절체절명의 기회 앞에 서 있다. 부산 컨소시엄에 건투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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