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北, 일종의 핵보유국…한국서 김정은 만나고 싶다”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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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연합뉴스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막을 엿새 앞둔 25일 서울 숭례문 인근 세종대로에서 '트럼프저지공동행동'이 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규탄 집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막을 엿새 앞둔 25일 서울 숭례문 인근 세종대로에서 '트럼프저지공동행동'이 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규탄 집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아시아 순방길에 오르면서 북한을 ‘뉴클리어 파워(Nuclear Power·핵무기를 가지고 있는 국가)’라고 거듭 언급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이 미국과 대화 전제조건으로 핵보유국 인정을 요구하는 데 대해 열려있느냐는 질문에 “나는 그들이 일종의 ‘뉴클리어 파워’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들(북한)이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말한다면 글쎄, 그들은 핵무기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 나는 그 점을 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의 이날 발언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만남 의지를 밝히는 과정에서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인정하는 듯한 태도를 보여 김 위원장을 회담장으로 끌어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 1월 20일 취임 당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가진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에서도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을 “뉴클리어 파워”라고 칭한 바 있다.

또 지난 3월에도 김 위원장을 ‘뉴클리어 파워’라 지칭하며 북한을 인도·파키스탄 등 사실상 핵보유국과 같은 선상에 두는 듯한 언급을 하기도 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향해 만나고 싶다는 뜻도 명확하게 밝혔다. 그는 김 위원장과 만날 가능성을 묻자 “그렇게 하고 싶다. 그(김 위원장)는 우리가 그쪽으로 간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잘 모르겠지만 우리는 (김 위원장 측에) 알려줬다. 그도 내가 간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거듭 말했다. 또 “(김 위원장과 만남은) 100% 열려 있다. 나는 그와 아주 잘 지낸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경주에서 열리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계기로 방한(29~30일)하는 가운데 이 기간 김 위원장과 ‘만남’이 이뤄질지 국내외 시선이 쏠린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김 위원장의 호응 여부에 따라 과거 2019년 6월 판문점에서 열린 ‘깜짝 회동’이 재연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대언론 전화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만날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 “대통령이 물론 미래에 김정은을 만나고 싶다는 의지를 표명했지만, 이번 순방 일정에는 없다”고 답했다. 다만 “물론 변동이 생길 수는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밤(아시아 기준 25일 낮)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타고 워싱턴DC를 출발해 4박 5일 일정으로 말레이시아·일본·한국을 차례로 방문할 예정이다.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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