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임용관 비스텝 감사팀장 “지역의 시선에서 바라본 R&D 사업 발굴이 중요합니다”
기관 설립 10년 만에 첫 수석연구원
“지역 사업 제안, 정부 지원 효율적”
대학혁신연구단지 조성, 좋은 평가
메일링 서비스 ‘데일리픽’ 출시 기여
부산의 과학기술 혁신을 주도하는 전문 연구기관을 표방하며 2015년 출범한 부산과학기술고등교육진흥원(이하 비스텝)이 설립 10년 만에 연구직급 중 가장 높은 ‘수석연구원’을 처음 배출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임용관 감사팀장. 임 팀장은 비스텝 출범 당시부터 함께한 원년 멤버다.
“비스텝 설립 10년 만에 첫 수석연구원으로 임명돼 큰 책임감을 느낍니다. 지역만의 방식으로 차근차근 미래를 준비해 K팝, K조선처럼 B(부산) 시리즈를 만들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싶습니다.”
‘혁신은 지역에서 시작된다.’ 임 팀장이 내내 부산 과학기술 관련 기관에 몸담으며 체득한 깨달음이자 철학이다. 정부 지원 사업에 대한 생각 역시 지역을 잘 알고, 그 기반을 바탕으로 진행돼야 한다는 게 그의 소신이다. 임 팀장은 “중앙 정부에서 지역별로 특화 산업을 지정해 지원하는데, 지역에서 역으로 사업을 제안해 정부 차원에서 지원하는 방식이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중앙정부에서 전국의 모든 혁신을 포착할 수 없다. 지역단위에서 새로운 움직임을 발굴하고 지원해야만 진짜 혁신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임 팀장이 몸담고 있는 비스텝도 유사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그가 주도한 비스텝 제안 사업을 중앙 정부가 채택하는 성과도 냈다. 임 팀장만의 소신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임 팀장은 “비스텝에서 2019년 ‘대학혁신연구단지 조성사업’을 진행했는데, 이 사업을 보고 교육부에서 아이디어가 좋다며 이 사업을 정부차원에서 진행해 봐도 되겠냐는 연락이 왔다”며 “교육부가 해당 사업 공모를 진행했는데 역으로 부산시가 선정됐다. 바텀업(bottom up)의 좋은 사례로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그의 오랜 현장 경험이 실질적인 정책으로 이어진 사례도 있다. 임 팀장은 비스텝이 지역 R&D 기관 최초로 정부의 R&D 정보와 지역에 맞는 공모 사업 등을 정리한 메일링 서비스 ‘데일리픽’을 출시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임 팀장은 “기업들 입장에선 중앙 정부에서 발표하는 모든 사업을 찾아보는 것은 무리다”며 “중소기업들 입장에선 이런 R&D 사업 하나하나가 성장의 기회다. 지역의 시선에서 정부의 R&D 사업을 선별, 편집해 제공해 봐야겠다고 생각했고, 2019년 비스텝 혁신역량강화센터장 재직 시 기획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지역에서 호응도 상당하다. 데일리픽 구독자는 지난 15일 기준 1만 명을 돌파했다. 부산 지역 R&D 인력은 2만 6000명가량인데, 인력 3명 중 1명이 데일리픽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임 팀장은 부산 사랑도 남다르다. 부산에서 태어나 석박사까지 마친 부산 토박이라는 사실을 늘 자랑스럽게 여긴다. 해외 출장길에도 가급적 인천공항을 이용하지 않고 부산을 출발과 도착 지점으로 삼으려고 할 정도다. 그는 “인생의 마지막까지 부산에서 보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비스텝이 설립 후 10년간 체력을 다졌다면 앞으로는 부산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게 임 팀장의 생각이다. 그는 “비스텝 첫 수석연구원으로서 비스텝이 부산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끌 수 있도록 기관을 안착시키는 데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