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점입가경 최민희 축의금 논란, 과방위원장 자격 없다
'지난해 딸 결혼' 새 의혹 제기 파장
부적절한 언행으로 국민 신뢰 잃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 최민희 위원장이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소속 최민희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의 딸 결혼식 축의금 논란이 점입가경이다. 최 위원장의 딸 결혼식을 둘러싸고 새로운 의혹이 연일 제기되면서 파장이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29일 최 위원장 딸이 국정감사 기간 중 국회에서 결혼식을 올렸지만 실제 결혼 시점은 지난해였다는 주장을 내놨다.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최 위원장 딸이 지난해 9월 웨딩 사진을 공개하며 소셜미디어에 결혼 날짜를 ‘2024년 8월’로 표기했던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 의혹이 사실이라면 기가 찰 노릇이다. 최 위원장은 의혹에 대해 한 점의 거짓 없이 국민 앞에 해명해야 할 것이다.
최 위원장은 국감 기간에 각종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18일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딸 결혼식에서 피감기관 등으로부터 화환과 축의금을 받은 사실이 알려졌다. 공인으로서 처신이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일자 최 위원장은 “양자역학 공부로 바빠 딸 결혼식에 신경을 못 썼다”고 해명해 민심에 불을 질렀다. 26일에는 국회 본회의장에서 보좌관에게 축의금을 돌려주라는 문자 지시를 하는 장면이 언론 카메라에 포착됐다. 축의금 액수는 수십만 원에서 100만 원 선이었다. 청탁금지법에서 정한 공직자 경조사비 한도인 5만 원(화환 포함 10만 원)을 훌쩍 넘었다. 최 위원장은 부적절한 축의금을 반환하라고 보좌진에게 지시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이 정도로 진화될 일이 아니다.
그동안 최 위원장은 절제되지 않은 언행으로 많은 비판을 받아왔다. 지난 20일 과방위의 MBC 비공개 업무보고에서 자신에 대한 보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MBC 보도본부장을 퇴장시켜 ‘상임위원장 사유화’ 논란을 불렀다. 28일에는 SNS에 “악의적 허위 조작 정보는 사회적 가치관을 병들게 하는 암세포”라며 “다시 노무현 정신으로 무장할 때”라고 썼다. 노무현 전 대통령 사위 곽상언 의원이 “노무현 정치는 자신의 이익이 아니라 공동체의 이익을 우선한다”고 반박하자 해당 글을 삭제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도 최 위원장에게 전화로 ‘경고성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상황이다.
과방위는 소관 기관만 80여 개가 넘고 방송·통신·인터넷·연구개발(R&D) 등 영향을 받는 민간 기업도 상당하다. 국회 상임위원장인 과방위원장의 영향력이 그만큼 큰 것이다. 그러나 최 위원장은 부적절한 처신으로 그 자리에 맞는 자격과 품격을 보여주지 못했다. 딸 축의금 논란이 화환 갑질, 보도 갑질, 과방위 행정실 직원 갑질 등 ‘3갑질’ 의혹으로 확산하며 ‘최민희 리스크’는 여당에도 큰 부담을 주고 있다. 공직자로서 국민 신뢰를 잃은 만큼, 최 위원장은 과방위원장에서 자진사퇴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는 국감이 끝나면 모든 문제 제기에 대해 사실을 확인하겠다고 29일 밝혔다.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반드시 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