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철 ‘컷오프’ 후폭풍… 부산 민주당 ‘친명 지우기’?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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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컷오프 당원 주권 말살” 반발
“정청래 대표, 세력 구축” 분석도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 후보로 나선 박영미(왼쪽), 변성완. 부산시의회 제공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 후보로 나선 박영미(왼쪽), 변성완. 부산시의회 제공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이 친명(친이재명) 외곽조직 더민주전국혁신회의 공동상임대표인 유동철 수영지역위원장의 컷오프(경선 배제)로 후폭풍을 겪고 있다. 부산 민주당 내에선 정청래 대표 체제 민주당 지도부가 ‘친명 지우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격한 반응도 보였다. 심지어 유 위원장의 컷오프가 사실상 내년 지방선거 현 민주당 지도부의 공천 기조라는 해석도 나온다.

29일 유 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입장문을 내고 “어떠한 이유도, 명분도 없는 컷오프는 당원 주권 말살”이라고 밝혔다. 자신의 컷오프 과정이 석연치 않다는 주장이다.

앞서 지난 26일 민주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는 시당위원장 후보자 노기섭 전 부산시의원, 박영미 중영도지역위원장, 변성완 강서지역위원장, 유동철 수영지역위원장 등 4명에 대한 동시 면접을 진행했으며, 조직강화특위의 서류 및 면접 심사 결과 유 위원장과 노 전 의원이 27일 컷오프됐다.

〈부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문정복(경기 시흥갑) 조직강화특위 부위원장은 시당위원장 후보 면접에서 유 위원장을 겨냥해 “부산 출신 대통령실 관계자가 대통령 마음이 유 위원장에게 있는 것처럼 부산에 소문내고 다니는데 알고 있느냐”라는 취지의 질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위원장이 “처음 듣는다”고 답하자, 문 부위원장은 “왜 본인만 모르나. 대통령 국정 운영에 피해를 끼칠 수 있다”며 사실상 그 자리에서 컷오프를 시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부위원장이 말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유 위원장과 같은 친명 외곽 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 출신이자 이 대통령 경기지사 시절부터 함께 한 측근으로 알려졌다. 부산 민주당 내에서도 해당 소문을 처음 듣는다는 반응이 많은데, 애당초 이 대통령 당대표 시절 총선 영입 인재로 데려온 유 위원장을 표적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변성완-유동철 양강 구도가 예상됐던 이번 시당위원장 경선에서 유 위원장이 예상 밖으로 컷오프 되면서 부산 민주당은 뒤숭숭한 분위기다. 특히 더민주부산혁신회의 중심으로 반발이 거세다. 민주당 박성현 동래지역위원장은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부산 수영 사람이 서울 가서 모다구리 맞고 왔다”고 격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부산 민주당 내에선 정청래 대표 체제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본격적으로 자신의 세력을 구축하기 위해 색채가 강한 ‘친명 지우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산은 노무현, 문재인 전 대통령의 정치적 본산인 만큼 친노(친노무현), 친문(친문재인) 인사들이 주류 자리를 차지해 왔다. 이 대통령이 과거 민주당 당대표 선거에서 연달아 압승하며 지역도 친명으로 세력 교체가 이뤄졌고 이로 인한 당원 가입도 늘었다. 그러나 여전히 친노·친문 세력이 많이 남아 있다. 정 대표 입장에선 과거 부산의 친노·친문 인사들을 자신의 세력으로 끌어안을 동기나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정 대표 체제 민주당이 친명 색깔이 강한 인사들을 배제하고 친노·친문 세력을 끌어모으려는 전략이라면, 내년 지방선거 공천이 본격화 할수록 부산 민주당 정치 지형이 크게 요동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는 상황이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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